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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8

히말라야의 그 밤하늘도 이랬다. 별 하나에 집중하면 내가 빨려 들어갔고, 모두를 보면 별은 쏟아져 내렸다. 몇 년이 지난 지금 아파트 천장에 막힌 밤하늘을 상상하며 이 사진을 뚫어 저라 바라본다. 그랬었지, 싸한 찬바람이 콧속을 돌아들고 줄에 걸린 버팔로 고기는 아직도 달콤하다. 낮인지 밤인지 깨질듯한 별빛은 여기 히말라야에만 있는 것 같았고 안나푸르나는 새하얀 모습이 마치 빛 없이 존재하는 색이 마침내 있음을 완벽히 증명해내고 있었다. 그 날, 히말라야의 그 밤하늘도 이랬다. 2019.09.26
사람, 삶 퇴근길을 차분하면서 늘 소란스럽다. 어떤 일이 시작되기 전의 소란스러움과 흡사한 것이 하루가 2부작 드라마로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뜬금없이 몇 번 했었다. 왁자지껄 이 소란스러운 곳을 지나며 분주한 움직임에서 우리가 마치 본질인 양 추구하는 얄팍한 목적의식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그냥 각자의 하루를 사는 바쁜 사람들의 생활과 분, 초 속에 나는 걸어가고 있었다. 나는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는가? 어떤 삶이 더 올바른가? 아니 어떤 삶이 우리를 – 나를 포함한 – 올바르게 만드는가? 그리고 서로의 삶을 살만한 것으로 만드는가? 이 살아있는 오늘을 만드는 원동력은 무얼까? 퇴근길. 하루를 마감하는 슈퍼마켓 복도를 지나면서 삶의 펄떡임을 느낀다. 여기는 사람이 사는 세상이다. 2019.09.26
나의 시선을 난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역지사지. 치켜뜬 헤드라이트에 길을 걷다 눈이 너무 부셨다. 누가 주인일까? 에잇… 그러다 갑자기 난 어땠나 싶다. 난 내 차의 헤드라이트를 본 적이 있던가? 다른 사람을 대하는 내 시선은 어땠나? 내가 얼마나 치켜뜨고 있는지 나는 몰랐지. 부끄럼 가득한 퇴근길 2019.09.25
반복되는 것의 소중함 지겹고 어서 빠져나오고 싶은 것이 일상이지만, 사실 그런 일탈은 일상이라는 전제에서만 가능하다. 마치 영원의 회기를 증명해주려는 듯 오늘도 버스는 오고, 평범한 일상이 사실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 다시 한번 깨닫는다. 고마워, 그리고 감사해 2019.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