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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입문자를 위한 5분 노션 가이드

by rhodia 2020. 6. 2.

요즘 노션(Notion)이 인기입니다. 노션이 뭐냐고요? 노션은 노트 서비스입니다. 에버노트, 드롭박스 페이퍼, 어썸노트 이런 것 많이 들어보셨지요? 아이폰에 있는 기본 노트 앱을 이용하시는 분도 많을 겁니다. 이런 노트 서비스 중 하나가 노션입니다.

 

그런데 왜 노션이 핫할까요? 이유야 사람마다 다를 것이기 때문에 콕찝어 이야기할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 몇 가지 노트 앱에 평균 이상의 애정을 가지고 사용해본 경험을 빌어 간단히 비교, 정리해보려 합니다. 노션 자체가 기능이 원체 많기 때문에 복잡하게 설명하려면 끝도 없지만 꼭 그렇게 모든 기능을 익힌 다음 시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충 어떤 개념과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지 이해하면 그다음은 하나씩 눌러보면서 배워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배울 것도 없습니다. 그냥 키보드만 칠 줄 알면 됩니다. 처음부터 괜히 두꺼운 책부터 사지 마세요. 고급 기능이 필요하다면 그때 사도 됩니다. 노션 공식 안내서도 아주 쉽고 친절히 잘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인 추천 입문 과정은 이렇습니다.

 

  1. 처음 노션을 설치하면 왼쪽에 영어로 미리 만들어져 있는 페이지들이 보일겁니다.
    대충 둘러보고 'Getting Started'만 놔두고 나머지 페이지는 모두 지워버립니다. 상위 페이지를 지우면 하위 페이지도 지울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2. 그리고 'Getting Started'를 한 5-10분 정도 가지고 놀아 봅니다.
    /(슬래시)를 입력하면 다양한 블럭이 나옵니다. 
    글씨나 블럭을 지워보고, 옮겨보고, 새로운 하위 페이지도 만들어 봅니다. 감이 오나요?
  3. 이제 'Getting Started' 페이지도 지워버립니다. 
    복잡하게 영어로 뭐라 뭐라 쓰여있던 공간이 깨끗해져 있습니다.
  4. 'Add a page'를 눌러 나만의 페이지를 만들어 봅니다.
  5. 이제 사용하면서 페이지를 확장해 나갑니다.

두려워 마세요. 그냥 '페이지' 한 장일뿐입니다. : )


기본

그냥 A4용지 한 장이 책상 위에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기에 글씨를 쓰고 이미지를 넣고, 레이아웃을 요리조리 바꾸는 겁니다. 

아래 보는 것처럼 다양한 항목을 문서안에 삽입할 수 있습니다. 노션은 이 문서를 '페이지'라고 부르는데 페이지 안에 페이지가 속할 수 있고, 또 페이지 안에 페이지가 속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렇게 페이지 간 참조의 깊이를 무한대로 지원합니다. 

 

이게 왜 좋냐면 단순 목록을 작성하다보면 더 부연 설명을 넣고 싶거나 자세한 내용을 써야 할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임 계획'에 대해 쓰고 있다면 참석할 친구들 연락처를 기록해두고 싶을 겁니다. 그런데 2~3페이지나 되는 참석자 명단을 넣어버리면 정작 중요한 '모임 계획'의 전체적인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스크롤을 여러 번 올리고 내려야 하는 등 불편한 일이 생깁니다. 노션은 그래서 다른 페이지(여기서는 참석 대상자 명단)를 링크 걸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런 기능은 에버노트에도 있고, 드롭박스 페이퍼에도 있지만 노션은 우리가 보는 웹페이지와 더 닮아있습니다. 데이터베이스 개념도 지원하니 더 똑똑한데 심플해진 것이죠.

 

배치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예쁘게 들어갑니다.


특징

1. 유연합니다.

노션은 '페이지(Page)'라는 기본 단위 안에 텍스트, 이미지, 체크박스 등 '블럭(Block)'이 있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페이지'는 '페이지'를 다시 포함할 수 있죠. 이런 과정을 무한대로 반복할 수 있습니다. 노션은 폴더 개념이 없습니다. 대신에 페이지 안에 페이지를 넣는 형태로 문서를 조직화합니다.

2. 모든 것은 블럭입니다.

페이지에 있는 텍스트, 이미지, 테이블, 비디오, 지도, 파일, 갤러리, 제목, 체크박스 등 모든 것이 블럭입니다.

다양한 아이템을 삽입하고 위치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습니다.

3. 자유로운 포맷 변환

'목록' 형태에서 '체크박스' 형태로 바꾸는 등 자유로운 포맷 변환이 가능합니다. 지우고 다시 쓸 필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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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슬라이드를 넘겨서 어떻게 동작하는지 살펴보세요.

4. 손쉽게 드래그 & 드롭

아무 때나 재배치, 재정렬, 형태 변환을 하고 싶다면 마우스로 선택해서 그냥 옮기면 끝입니다.

5. 데이터베이스

데이터베이스 개념을 노트에 넣은 것은 정말 획기적입니다. 입력된 데이터는 달력, 테이블 등으로 보이는 형태도 쉽게 바꿀 수 있습니다.

6. 페이지 공개

페이지를 공개하면 URL 주소가 생기는데 이 주소를 사람들에게 알려주면 노션 사용자가 아니라도 해당 페이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은 에버노트나 구글 독스에도 있지만 노션이 레이아웃 배치가 훨씬 유연하기 때문에 얼핏 보면 이게 노트 서비스를 써서 만든 건지 일반 웹페이지인 건지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일부 회사나 개인들은 노션을 이용해서 팀 블로그나 채용 페이지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복잡한 것도 가능하지만) 간단한 온라인 게시는 노션으로 충분합니다. 

 

노션 공식 안내서를 한번 살펴보세요. 노션으로 작성하여 페이지 공개를 한 훌륭한 예제입니다.

7. 마크다운

기본적으로 마크다운(Markdown) 기능을 이용해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에버노트처럼 별도의 플러그인을 설치할 필요도 없습니다. 웹브라우저, PC, 모바일 앱 어디에서든 일관되게 동작합니다.


비교

정말 많은 노트 앱(서비스)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노션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요? 짧게 기존 노트 서비스와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적인 견해이니 자신에게 맞는 노트 서비스를 선택하시는데 참고 정도만 부탁드립니다.

 

vs 에버노트

에버노트는 업계 전통의 강자입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고 웹 문서 스크랩 기능 등은 매우 훌륭합니다. 하지만 노션처럼 블럭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고 문자, 이미지 등 각 개체 그대로 입력되고 저장되기 때문에 이를 다른 포맷으로 변환하거나 재배치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페이지에 단을 나누는 것만 봐도 노션은 마우스로 그냥 옮기면 되지만 에버노트는 이렇게 문서를 구성하기 어렵습니다. 불렛 목록이나 체크박스를 만든 다음 다른 포맷으로 바꾸는 것도 안됩니다. 이게 가능한 것은 노션의 '블럭' 개념 덕분입니다. 사용자가 입력하는 모든 것을 입력 형태 객체 그대로 두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그 자체로 보고 '블럭'으로 랜더링 한 것이죠. 

 

vs 구글 독스

무난히 많이 쓰고 실시간 공동 작업도 가능하고 공유도 쉽지만 딱 거기까지 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대체제로는 훌륭하지만 노션 기능을 써본 다음 구글 독스를 사용하면 조금 구닥다리로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vs 원노트

원노트는 다른 노트 서비스와 다르게 광활하게 펼쳐진 페이지에 자유롭게 이미지, 텍스트, 웹페이지 등을 배치할 수 있습니다. 워드와 파워포인트를 섞은 느낌이었는데 정해진대로 위에서 아래로 문서를 작성하는 게 아니라 사방으로 자료를 배치할 수 있어 자유도가 높았고 브레인스토밍에 매우 유용했습니다. 하지만 일목요연하게 구조화된 문서를 만드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vs 트렐로

멋진 서비스입니다. 노션으로도 거의 똑같이 할 수 있습니다. : )

 

vs 구글 킵

간단한 아이디어를 빠르게 메모하고 PC - 모바일 간 공유하는데 좋았지만 사실 비교 대상이 되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용도와 목적이 다르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vs 애플 노트

아이폰, 맥을 쓰는 사용자면 구글 킵이 굳이 필요 없을 정도로 유용합니다만 마찬가지로 노션과 가는 길이 다른 서비스입니다. 아이폰, 맥 사용자이지만 애플 노트도 쓰면서 구글 킵도 사용하고 있는데 구글 킵은 태그를 이용해 메모를 작은 썸네일 형태로 한눈에 보기 쉬워 생각을 구조화하는데 더 도움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vs 드롭박스 페이퍼

이건 많이 써보지는 않았는데 노션처럼 각 항목을 구조화하기 쉬웠고 결과물도 예뻤습니다. 각 문서 간 참조도 가능합니다. 드롭박스 유료 플랜 사용자이면 훌륭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항목의 포맷 변환이 자유롭게 되지 않고 데이터베이스 기능이 약한 점, 노트 전문 서비스(?)가 아니라 드롭박스에 끼워 팔리는 느낌은 좀 거리낌을 들게 합니다. 노트는 한번 쓰기 시작하면 쉽게 옮기기 어려운 서비스 중 하나이니까요.


결론

좀 허무한 결론인지 몰라도 어떤 노트 서비스가 최고인지 정답은 없습니다. 각자 자기의 사용 패턴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최선인 것 같습니다.

 

노션은 아직 한글화가 되어 있지 않고 상대적으로 복잡한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뭘 노트하나 쓰려는데 알아야 하는 게 이렇게 많아하는 생각, 적어도 한 번은 해보게 되니까요. 다행히 얼마 전까지 무료 사용자는 만들 수 있는 블럭 수에 제한이 있었는데 이게 최근 없어졌습니다. 이제 무료 사용자도 무제한으로 블럭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단일 파일 업로드 제한은 5MB) 

 

단순하게 개인적인 선택 기준을 써보자면 -

노션 추천 노션 비추
- 데이터베이스 기능 필요
- 화면 구성 기능이 중요
- 다른 서비스에서도 노트 간 참조 기능을 잘 활용했지만 부족함을 느꼈던 분
- 마크다운 기능이 기본적으로 있었으면 하는 분
- 영어는 딱 질색
- 복잡한거 너무 싫어
- 이미 다른 노트 잘 쓰고 있어요.


 


 

이 글은 노션의 Start here 문서를 참조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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