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10 내가 책을 사는 방법 얼마 전까지 저는 알라딘 플래티넘 등급이었습니다. 3개월 간 순수 총구매액이 30만 원을 넘어야 가능한 등급입니다. 책을 알라딘에서만 사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도서구입비 지출은 훨씬 컸을 것입니다. 용돈에 비하면 상당한 지출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최근 도서구입 패턴이 바뀌었습니다. 알라딘 등급도 골드로 떨어졌습니다. 앞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왜 이런 변화가 있었을까요? 몇 년간 바뀐 도서 구매 패턴과 책을 판단하는 기준을 소개합니다. 과거 과거에는 거의 새책을 샀습니다. 대략 30%는 시간 대비 효용이 적어 다 읽지도 않고 버렸던 기억이 납니다. ROI가 안 나오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번 들춰보거나, 큰 영감을 주는 책을 만날 기회를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심사숙고의 노력만 더.. 2020. 5. 31. 한국에 삽니다 지난한 일주일이 쌓여 한 달이 되듯이 크고 작은 선택이 모여 하루가 된다. 모순에서 자유로운 선택은 없다. 그래서 선택은 늘 고민스럽고 끝없이 서성이게 만든다. 콜라를 마실 것인가 사이다를 마실 것인가. 결국엔 오렌지주스를 집어 든다. 지난 수십 년간 내가 걸어온 삶은 무한이 반복되어온 작은 선택이 만들어 낸 피조물이다. "나는 어떤 인간인가"에 대한 답을 얻고 싶다면 선택의 순간을 지나는 스스로를 돌아보면 된다. 망설이는지 감내하는지 후회하는지. 나는 어떤 인간일까. 이 책은 한국인 아내와 이태원에서 살고 있는 콜롬비아 출신 안드레스 솔라노다. 그의 언어로 쓰고 그의 아내가 번역을 했다. 마치 작가와 감독이 영화를 만들 듯 쓰였다. 그의 이야기가 없었다면 이 책은 없었을 것이다. 그녀의 번역과 디렉팅이.. 2020. 4. 25.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 2012년에 출간된 나영석 PD의 책을 다시 꺼내어 읽었다.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선택이 더 나을지 걱정과 고민으로 하루가 지나는 요즘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는 그의 말이 의도치 않은 위안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의 대학 시절부터 KBS 입사 후 '1박 2일'의 모태가 된 '준비됐어요'를 촬영 당시 에피소드와 아이슬란드 여행기가 교차 편집되어 있다. 8년 전에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는데 다시 보니 삶과 여행이 이토록 닮은 모습이었나 싶다. 굴곡진 인생이라 하지 않던가. 그래서 사람들이 내가 모르는 어떤 나를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가 보다. 누구나 놓고 싶지 않아 간절히 움켜진 현실이 있으므로. 일주일 치 눈, 비로 예고된 일기예보처럼 인생의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숙련된 전문가와 고도의 시스템.. 2020. 2. 9. 걷는 사람, 하정우 파란 하늘에 때 묻은 운동화, 무심한 그의 시선이 너무 멋지다. 책 표지만으로도 밖으로 나가고 싶게 만드는 마법을 부린다. 시상식 공약으로 우연히 시작된 걷기가 그의 삶에 필수 요소가 되었다. 뭐든지 해봐야 안다. 좋아하는 일을 찾고 사랑하는 장소를 발견하는 일은 특별하진 않지만 끊임없는 기쁨과 마음의 안식처를 제공한다. 그의 글을 읽고 하와이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해봤다. 그리고 나만의 하와이도 발견하고 싶어 졌다. 장소는 공간을 구성하고 기억은 그곳에 머문다. 행복은 그런 것이다. 인간 삶의 근간을 구성하는 먹고, 자고, 싸고, 숨 쉬고, 몸을 움직이는 행위는 바쁜 삶 속에서 모두 부차적인 것이 된다. 원래 있어야 하고, 늘 그래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짜증을 내게 되는 그런 것 말이다. 책을.. 2020. 2. 7. 돈의 가격 환율은 우리가 여행 갈 때나 들여다 보는 지표입니다. 그래서 일상에서는 대부분 잊고 지냅니다. 하지만 경제에 관심이 많고 돈을 불려 가고 싶은 독자분들이라면 환율에 둔감하면 안 됩니다. 환율은 겉으로는 나라 별 화폐 교환 비율이지만 많은 재료가 비벼져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경제를 측정하는 수 천 가지의 지표들이 있지만 단 하나의 지표만 볼 수 있다면 저는 환율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이제 뉴스에 환율에 관한 소식이 나오면 조금 더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수많은 전문가들이 고슴도치가 되어 미래를 전망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환율이 좋은 바로미터가 되어 줄 것입니다. 우리는 그나마 한국은행의 금리 발표는 눈여겨 봅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금리는 기준이 되어 우리가 내는 대출이나 예금 금.. 2019. 10. 27. 어떤 이유 삶은 늘 노이즈로 가득 차 있다. 때때로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려는 노력은 이런 노이즈에 부딪치며 파열음을 낸다.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일까. 사람의 삶은 하루에도 수 억 가지의 군상으로 나타나며 모두 제각각이다. 분쟁은 상황과 신분에 따라 가중 처벌되었다가 작량 감경되기도 한다. 법은 그저 시대의 문제를 누적시켜 과대 적합되지 않도록 일반화한 마지노선이기 때문에 우리 삶의 이동 평균선에서 일정 부분 거리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원칙을 만든다. 많은 폭력 사건에는 각자의 이유와 변명이 있다. 서로의 입장이 되어 보면 이해 못할 것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진실은 희미해지고 껍데기만 남는다. 폭력 사건에서 변하지 않는 원칙은 자기 결정권이다. 수단으로써의 인간이 아닌 목적으로서 인간을 대하는 것. 원.. 2019. 10. 26. 장사를 한다면 매출보다 현금에 주목하세요. 현금이 도는 장사를 하려면 매출액과 더불어 현금 흐름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하지만 이게 말이 쉽지 생각보다 잘 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머리에서 인식하는 경영의 흐름과 인간의 본성이 복합적으로 무의식 중에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목표 규모(매출액)를 이뤘다면 이젠 실속(현금)을 챙길 차례입니다. 아래 현금 흐름의 개념과 방법, 요령을 참고해 작지만 알차게 돌아가고, 미래를 위한 투자도 챙길 수 있는 현금 흐름 관리법을 터득해봅시다. _ ‘경영’의 흐름과 ‘현금’의 흐름 일반적으로 가게가 물건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파는 과정을 생각해 봅시다. 대부분 아래와 같을 것입니다. 매입 —> 제조 —> 판매 매입은 원재료를 사오는 것을 말합니다. 치킨집이라면 생닭을 사오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 2019. 9. 26. 가 보지 않은 길 소설 같은 이야기 가 보지 않은 길 국내도서 저자 : 송호근 출판 : 나남출판 2017.02.15 상세보기 _ 송호근 교수의 은 지난 수 십 년 간의 현대차 성장 스토리를 마치 옆에서 지켜보듯 고스란히 담고 있다. 1976년 ‘포니 신화’부터 당시 울산 공장의 풍경, 시대의 변화와 새로운 세대의 등장, 그리고 해외 진출의 쾌거와 자율 주행차의 등장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현대차 이야기이지만 현대차라는 단어를 한국으로 바꿔도 큰 무리가 없다. 현대차의 성장 스토리는 한국의 그것과 놀라울 만큼 닮아 있었다. 송호근 교수의 은 지난 수 십 년 간의 현대차 성장 스토리를 마치 옆에서 지켜보듯 고스란히 담고 있다. 1976년 ‘포니 신화’부터 당시 울산 공장의 풍경, 시대의 변화와 새로운 세대의 등장, 그리고 해외.. 2019. 9. 26. 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 하버드 법대 종신교수 석지영 에세이 이 책은 나에게 참 많은 영감을 주었는데 책을 덮고 가장 기억에 남는 5가지를 생각해 보았다. 책 읽기와 글쓰기 좋아하는 일 찾기 완벽함 탈출하기 나에 대해 생각하기 아이들 석지영 교수는 참 많은 경험을 열정적으로 했다. 그래서 어찌 보면 정말 원하는 일을 결국엔 찾았을 수도 있다. 이민자로서 겪었던 많은 아픔과 실패, 고통이 있었지만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지금의 모습과는 다른 방향의 길에 서 있을 때도 이 길이 맞을까에 대한 고민보다는 최선과 열정을 다했고, 이런 삶의 태도는 모든 것의 단단한 기반이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책 읽기와 글쓰기 인상 깊은 구절이 있었다. 단순히 인상 깊은 구절 정도가 아니라 정말 마음에 들어와 흐릿한 생각들을 산산이 부순 느낌이었다. .. 2019. 9. 25. 넥타이를 맨 바퀴 참 적절한 시점에 읽게 된 책이 아닌가 싶다. 회사에 기증한 도서를 회사 동료가 가지고 왔는데, 좀 울긋불긋 한 책 표지 사이로 바퀴벌레 한 마리가 보이는 것 아닌가? “그레고리” 이 감사한 바퀴 녀석의 이름을 알게 된 것은 책을 집어 들고 난 후 정확히 4시간 55분 뒤, 퇴근길 지하철에서였다. 어떤 내용일까? 저녁때가 다가와 느꼈던 배고픔보다 조금 더 큰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폈는데 목차를 보자마자 “자기개발서구나!” 라는 생각이 순식간에 스쳐면서 “덮을까?”라는 생각했었다. (나는 굉장히 부족한 사람이지만 ‘자기개발서류’의 책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이런 부류의 책을 읽은 적이 거의 없음을 비추어 볼 때, ‘~해라. ~하지 마라’의 이야기가 잔뜩 들어찬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 얼마나 고역.. 2019. 9. 2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