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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7

변동성이 만드는 미래 두 명의 고등학생이 눈을 부릅뜨고 서로를 노려보고 있다. 달그락거리는 의자 소리가 둘 사이의 불편한 공기를 비집고 든다. 한치의 양보도 없는 기싸움은 한 명의 주먹질과 함께 교실을 난장판으로 만든다. 정신없이 휘둘러대는 주먹과 발길질은 말릴 틈을 주지 않는다. 씩씩거리는 소리와 욕설이 난무한다. 한 명이 쓰러져야 끝나는 싸움인 것이다. 교실 벽에 붙은 오래된 스피커에서 촌스러운 수업 종소리가 울린다. 주변 구경꾼들이 하나 둘 자리로 돌아가고 흥분의 잔여물이 남은 현장을 방치한 채 당사자들은 후일을 기약하며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다. 우리는 감정적으로 시작해 극적으로 치달았던 싸움이 끝나게 된 지점이 가끔 말도 안 되게 사소하거나 엉뚱한 것이었음을 발견한다. 서로가 이겨야 하는 상대는 분명했지만 싸움의 종료.. 2020. 2. 20.
슬럼프에 빠져 있던 날들 유난히 쌀쌀한 아침이다. 마스크 틈새로 스멀스멀 오르는 입김이 안경알을 뿌옇게 한다. 밖으로 나오니 따뜻해진 햇볕을 못살게 굴기라도 하는 듯 바람이 차고 세다. 청바지 안으로 관절이 움직이는 것이 느껴진다. 몸은 정직하다. 요즘은 슬럼프가 무엇인지 처음으로 체감하는 중이다. 의욕은 어렵게 생기고 빠르게 사라진다. 불안과 초조함은 3분 짜리 가십에 자꾸 나를 던져 넣는다. 원래는 긴 활주로였고 잘 달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바탕 모래바람과 폭풍우가 일었고 출발과 끝, 과정이 모두 엉망이 된 느낌이다. 삶은 작은 점 하나를 찍는 과정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런 1차원 평면의 삶이 느닷없이 3차원으로 바뀐 것 같다. 지금까지 1차원을 점을 찍으며 2차원의 삶을 살았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 2020. 2. 4.
나는 나의 무엇을 팔 수 있을까 "아빠 오늘 회사 안 가?" 어쩌다 쉬는 날이면 아이들도 금세 뒤틀린 일상을 눈치 챈다. 평범함이 깨졌다는 생각을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돌아갈 곳이 있으며 출근하고 퇴근하는 하루의 반복이 주는 평화로움이 새삼 느껴지는 순간이다. 문득 회사를 뺀 나는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본다. '베이스캠프 없이 산을 오를 수 있을까', '나는 나의 무엇을 팔 수 있을까'. 질문과 답이 뒤엉켜 풀 수 없게 된 생각을 주머니에 쑤셔 넣고 창 너머 거리를 본다. 분주하고 여유로운 사람들은 각자 길을 가고 있다. 껌뻑이는 점멸 신호는 역할을 하는 둥 마는 둥 늘 그 자리다. 회사는 상당히 괜찮은 갑옷이다. 최소한의 안전을 보장해주고, 좋은 무기로 최대 효율을 끌어내도록 돕는다. 사회적 정체성을 형성하기도 하며 무형의 신용을 만.. 2020. 1. 14.
어떻게 내 삶에 확신을 가질 수 있을까 글을 쓰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모든 것이 백지에서 시작해 첫 글자를 쓰는 순간 어떤 기준점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하루 10명 미만의 방문자와 50%가 넘는 이탈률을 가진 블로그라도 별반 다르지 않다. 먹을 수도, 돈도 되지 않는 글을 쓰고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이 된다는 사실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차라리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안도에 더 기대도록 만든다. 언제든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안정감 역시 생각보다 편안한 느낌을 준다. 그런데 비단 글쓰기뿐만 아니라 무언가를 자기의 생각으로 내고 사람들의 평가를 기다리는 일은 늘 두렵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오지 않을 수도 있는 손님을 위해 고등어를 굽거나, 국수를 삶는 일. 팔리지 않을지도 모를 상품을 쌓아두고 .. 2020. 1. 13.
돈의 가격 환율은 우리가 여행 갈 때나 들여다 보는 지표입니다. 그래서 일상에서는 대부분 잊고 지냅니다. 하지만 경제에 관심이 많고 돈을 불려 가고 싶은 독자분들이라면 환율에 둔감하면 안 됩니다. 환율은 겉으로는 나라 별 화폐 교환 비율이지만 많은 재료가 비벼져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경제를 측정하는 수 천 가지의 지표들이 있지만 단 하나의 지표만 볼 수 있다면 저는 환율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이제 뉴스에 환율에 관한 소식이 나오면 조금 더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수많은 전문가들이 고슴도치가 되어 미래를 전망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환율이 좋은 바로미터가 되어 줄 것입니다. 우리는 그나마 한국은행의 금리 발표는 눈여겨 봅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금리는 기준이 되어 우리가 내는 대출이나 예금 금.. 2019. 10. 27.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사진을 찍는 구글 스마트폰, 픽셀4 지금까지, 스마트폰 사진뿐만 아니라 비싼 DSLR 카메로도, 불가능했던 사진 찍기가 구글이 이번에 세로 출시 픽셀 4에서는 가능해지게 되었습니다. 이 기술은 물론 계속 개발되고 발전하는 기술인 만큼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이 더 놀랍습니다. 이런 기술의 근간에는 인공지능이 있으며 구글은 이 기술을 computational photography 이라고 부릅니다. 한국어로는 어떻게 번역해야 좋을지 모르겠네요. 아래는 NYT 기사에 등장한 샘플 사진입니다. 크게 3가지 기능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비디오에도 이 기술을 적용해 대화 시 말을 하려는 사람의 예측해 그 사람을 자동으로 포커싱하는 등의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천문 사진 찍기 강력해진 인물 모드 화질 손상이 없는 디지털 줌 요즘 어린이들과.. 2019. 10. 16.
칸아카데미, 교육의 미래를 엿보다. 교육은 기술을 발전시키고, 기술은 교육을 발전시킨다. _ 엔터테인먼트를 필두로 멀티미디어 콘텐츠는 텔레비전에서 스마트폰으로 매스미디어를 탈출해가고 있지만 학교 안 교실 풍경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수십 명의 아이들이 절대적으로 옳거나 최선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선생님 한 분을 임의로 배정받고 학생들은 이 결정에 대해 선택권이 없다. 학습 주제와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역량을 고려한 학습 지도 시스템은 찾아보기 힘들고 모든 학생이 동일한 내용을 동일한 속도로 배워야 한다. 말 그대로 ‘따라가야’ 하는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러한 불합리의 개선을 위해 교실 밖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노력들이다. 칸아카데미(Khan Academy)는 그런 노력이 어떻게 아이들의 학습 문제를 개선할 수 있으며 더 나아.. 2019. 9.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