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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13

변동성이 만드는 미래 두 명의 고등학생이 눈을 부릅뜨고 서로를 노려보고 있다. 달그락거리는 의자 소리가 둘 사이의 불편한 공기를 비집고 든다. 한치의 양보도 없는 기싸움은 한 명의 주먹질과 함께 교실을 난장판으로 만든다. 정신없이 휘둘러대는 주먹과 발길질은 말릴 틈을 주지 않는다. 씩씩거리는 소리와 욕설이 난무한다. 한 명이 쓰러져야 끝나는 싸움인 것이다. 교실 벽에 붙은 오래된 스피커에서 촌스러운 수업 종소리가 울린다. 주변 구경꾼들이 하나 둘 자리로 돌아가고 흥분의 잔여물이 남은 현장을 방치한 채 당사자들은 후일을 기약하며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다. 우리는 감정적으로 시작해 극적으로 치달았던 싸움이 끝나게 된 지점이 가끔 말도 안 되게 사소하거나 엉뚱한 것이었음을 발견한다. 서로가 이겨야 하는 상대는 분명했지만 싸움의 종료.. 2020. 2. 20.
돈의 가격 환율은 우리가 여행 갈 때나 들여다 보는 지표입니다. 그래서 일상에서는 대부분 잊고 지냅니다. 하지만 경제에 관심이 많고 돈을 불려 가고 싶은 독자분들이라면 환율에 둔감하면 안 됩니다. 환율은 겉으로는 나라 별 화폐 교환 비율이지만 많은 재료가 비벼져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경제를 측정하는 수 천 가지의 지표들이 있지만 단 하나의 지표만 볼 수 있다면 저는 환율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이제 뉴스에 환율에 관한 소식이 나오면 조금 더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수많은 전문가들이 고슴도치가 되어 미래를 전망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환율이 좋은 바로미터가 되어 줄 것입니다. 우리는 그나마 한국은행의 금리 발표는 눈여겨 봅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금리는 기준이 되어 우리가 내는 대출이나 예금 금.. 2019. 10. 27.
코스닥에 재상장하는 캐리소프트, PER가 23.5배라고? 캐리소프트가 지난 8월 코스닥 상장 철회 이후 재상장을 시도합니다. 공모가는 주당 9,000원으로 밴드 상단 금액이 채택되었습니다. PER(주가수익률)가 23.5배로 추정되었는데 이 숫자는 JYP 엔터테인먼트(25.8배)나 SBS 콘텐츠허브(24.0배), 대원미디어(26.1배)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투자수익률이 4%를 좀 넘는데 개인적으로 상당히 고평가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매출과 이익 최근 2년 당기순이익이 연속 마이너스이며 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간단히 투자설명서에 매출과 이익을 보겠습니다. 대충 보더라도 2017년, 2018년 당기순이익이 큰 폭의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잘 눈에 들어오지 않으니 그래프로 그려보겠습니다. 2016년 급성장 이후 2017년부터 이익이 꺾이기 시작했습니다. 2017년은 .. 2019. 10. 17.
한국은행 기준금리 25bp인하, 무리하지 않아야 합니다. 한국은행이 오늘 10시 기준금리를 25bp(0.25%) 인하하면서 1.25%가 되었습니다. 아래 표를 보시면 2008연 이후 역대 최저 금리입니다. 낮아진 금리 덕에 뭔가 매달 내던 이자 비용도 낮아질 것 같고 돈이 더 풀리니 부동산 가격도 오르고 주식도 오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산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경제가 성장하면서 환율이 내리고 금리의 괴리가 커질 때나 가능한 일입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때 말이지요. 하지만 지금은 인플레이션의 시대가 아닙니다. 지금은 디플레이션을 걱정 할 때, 아니 디플레이션에 이미 접어 들었다고 봐도 무방한 시기입니다. 그러니 무리하지 않아야 합니다. 작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5%였습니다. 아직 2019년 최종 소비자 물가 .. 2019. 10. 16.
미국의 셰일 가스는 우리의 기름값 걱정을 덜어줄 수 있을까 오늘 자 중앙일보 드론테러에도 잠잠한 유가…미국 ‘셰일 파워’의 기사는 지난 14일 사우디 정유시설의 드론 테러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유가와 미국의 셰일 가스에 다뤘다. 제목만 봐서는 이제 기름값 걱정은 좀 안하고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에너지 확보에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할 것이며 우리나라 정유 기업들의 이익률은 떨어질 것으로 본다. 지난 14일 드론이 공격한 쿠라이즈는 사우디 최대 규모의 유전이다. 이런 유전이 공격받은 것 자체는 큰 이슈이지만 쿠라이즈 유전은 소규모 드론 공격으로 손익을 따질만한 수준의 허접한 유전이 아니다. 게다가 원유 자체는 불을 붙이려 해도 붙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 공격이 큰 손실로 .. 2019. 10. 11.
미 증시에서 중국 기업 상장폐지 가능성 언급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중국 투자 제한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에 미 증시가 또 다시 하락했습니다. 이에 대한 방법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상장 폐지, 미 연기금 투자 축소 등이 언급되었고 알리바바는 이 여파로 장중 -7% 하락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임박한 가운데 나온 발표여서 협상 지렛대로 사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지만 이유야 어쨌든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트럼프는 이미 위협의 도구로 내세운 - 많은 사람들이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본 - 몇 가지들을 실행에 옮긴 이력이 있기 때문에 이 위협이 단순 위협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중국은 여러 선택지의 최선을 고민하던 중 다른 선택에 직면했습니다. 트럼프는 지금까지 협상의 대상이 된 것을 주고 받는.. 2019. 9. 28.
구독경제, 그리고 자산의 소유 "구독은 책이나 신문을 사서 읽는다는 의미의 단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씨처럼 월정액을 내고 정기적으로 특정 상품(혹은 서비스)을 사용하는 행위 전체를 뜻하는 단어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는 이를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라고 부르기도 한다. 구독 자체는 전통적인 산업으로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우리 생활에 녹아 있었지만, 여기에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스마트 기기의 확산 등 새로운 산업이 접목하면서 구독경제가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구독경제라는 용어를 만든 기업 주오라(Zuora)에 따르면, 구독 기반 산업 매출은 스탠다드앤드푸어스500 기업 매출보다 약 8배, 미국 소매업 매출보다 약 5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구독을 통해 소비자는 좀 더 저렴하게 상품이나.. 2019. 9. 26.
장사를 한다면 매출보다 현금에 주목하세요. 현금이 도는 장사를 하려면 매출액과 더불어 현금 흐름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하지만 이게 말이 쉽지 생각보다 잘 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머리에서 인식하는 경영의 흐름과 인간의 본성이 복합적으로 무의식 중에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목표 규모(매출액)를 이뤘다면 이젠 실속(현금)을 챙길 차례입니다. 아래 현금 흐름의 개념과 방법, 요령을 참고해 작지만 알차게 돌아가고, 미래를 위한 투자도 챙길 수 있는 현금 흐름 관리법을 터득해봅시다. _ ‘경영’의 흐름과 ‘현금’의 흐름 일반적으로 가게가 물건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파는 과정을 생각해 봅시다. 대부분 아래와 같을 것입니다. 매입 —> 제조 —> 판매 매입은 원재료를 사오는 것을 말합니다. 치킨집이라면 생닭을 사오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 2019. 9. 26.
주식, 무엇을 언제 사고 팔 것인가. 투자 대상의 탐색 좋은 기업을 어떻게 고를까. 아마 이 세상의 사람 수 많큼이나 많은 판단 기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고려해야하는 사항들이 있다. 거시적 관점 세계 경제의 체력이 좋고 꾸준히 성장하고 있나? 금리가 낮아지고 있는 추세인가? 투자 대상 기업의 주 사업 기반 국가의 경제 체력이 좋고 꾸준히 성장하고 있나? 해당 국가 환율이 적절한 가치 평가 속에서 안정적 추세를 보이고 있나? 미시적 관점 투자 대상 기업의 실적이 꾸준히 좋아지고 있나? 재무제표의 지표가 매력적인가? 차트는 자기 돈을 넣은 투자자들의 행동이 녹아있는 통계다. 추세가 형성되고 있나? 타이밍이 적절한가? 이것 역시 구분에 따라 다양하게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분석의 대상은 프렉탈 구조와 같이 자기 복.. 2019. 9. 26.
요동치는 환율, 떨어지는 원화 가치 달러/원 환율이 심상치 않다. 아래 보면 4월 20일 이후로 오늘(2019-04-25)까지 큰 폭의 상승을 보인다. 달러/원 환율이 상승한다는 것은 원화의 가치가 달러 대비해 하락한다는 말이다. 1달러를 사는데 더 많은 원화를 내놓아야 하기 때문에 달러로 결제해야하는 원자재 수입같은 기업은 대체로 손해를 보고, 외국에 한국 제품을 갔다 파는 기업은 이익을 본다. 그러나 환율이라는게 기본적으로 그 나라의 체력이기도 하기 때문에 가치 하락은 그만큼 한국의 전망을 안좋게 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렇게 원화가치가 앞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된다면 국내 자산에 투자하는 외국 투자자들은 투자를 꺼릴 수 밖에 없다. IMF도 그렇고 한국은행도 그렇고 여러 경제연구소에서 내놓는 발표 역시 한국의 성장률을 계속 하.. 2019. 9. 26.
부동산이 뭐길래 “무슨 시멘트 덩어리가 저렇게 비싸냐” 높아진 분양가와 수 십억 대를 쉽게 넘나드는 강남 집 값 소식이 들리면 주변에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 한 둘은 쉽게 볼 수 있다. 가격이 싸고 비싸고 판단은 각자 개인의 몫이니 뭐 꼭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좀 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우리는 살면서 늘 선택에 직면한다. 무엇을 사고 무엇을 보유하고 무엇을 팔 것인가. 부동산은 토지, 그러니까 땅 위에 올라가 있는 움직이지 않는(부동)한 자산(산)을 사는 것이다. 철근과 콘크리트, 나무와 벽돌과 같은 자재들은 사실 상 무한정 공급 가능하지만 그 자재로 지어진 건물이 올려지는 토지는 유한하다. 여기에 사람들의 욕구가 더해지면서 ‘투기’라는 단어가 등장하게 된다. “집은 사는 곳이지 투기의 대상이 아니다” 라는 말.. 2019. 9. 26.
미국 1분기 GDP 3.2% 달성과 이를 의심하는 시장 미국의 1분기 GDP가 예상보다 1.2% 초과한 3.2%를 달성했다. 엄청난 수치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기만 하다. 지금까지 발표된 개인소비지출(PCE)이나 내구재 소비 등의 증가율이 모두 감소했는데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GDP에는 뭔가 다른 게 있다는 의심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당일 다우와 나스닥 지수가 소폭 상승 마감하긴 했지만 GDP 숫자는 여기에 별 영향을 못 준 것 같다. 요즘 미국은 실적 발표 시즌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여줬지만 3M과 테슬라는 그렇지 못했다. 인텔을 -9% 가까운 하락세를 보였다. 다가오는 4월 29일은 구글이, 4월 30일은 애플이 실적 발표를 한다. FOMC도 4월 30일과 5월 1일 양일에 걸쳐 개최된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2019. 9. 26.
나는 집 대신 상가에 투자한다. 경매로 상가 투자하는 법 _ 물건 고르기 세상에는 수많은 물건이 있다. 직접 눈으로 보면 좋겠지만 생산성이 나올리 없다. 부동산 투자는 마치 데이터 처리와 비슷하다. 세상에는 수많은 데이터가 있지만 이를 모두 분석에 쓸 수는 없기 때문이다. 데이터도 상가도 전처리가 필요하다. 상가를 고를 때 아래 순서를 생각해보자. 지도로 ‘유효수요’ 분석 지도로 ‘주동선’ 분석 직접 방문 유효수요는 해당 상가를 이용해 매출에 기여할 수 있는 가구수를 뜻한다. 주동선은 유효수요에 포함된 사람들이 매일 왔다갔다하는 길을 뜻한다. 유효수요 분석 소비성향 해당 물건의 배후에 어떤 주거 형태 주로 형성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아파트는 가족 위주, 원거리 소비를 하며, 오피스텔은 젊은 층 위주의 1인 가구, 근거리 소비를 한다. .. 2019. 9.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