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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주식, 무엇을 언제 사고 팔 것인가.

by rhodia 2019. 9. 26.

투자 대상의 탐색

좋은 기업을 어떻게 고를까. 아마 이 세상의 사람 수 많큼이나 많은 판단 기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고려해야하는 사항들이 있다.

 

거시적 관점

  • 세계 경제의 체력이 좋고 꾸준히 성장하고 있나?
  • 금리가 낮아지고 있는 추세인가?
  • 투자 대상 기업의 주 사업 기반 국가의 경제 체력이 좋고 꾸준히 성장하고 있나?
  • 해당 국가 환율이 적절한 가치 평가 속에서 안정적 추세를 보이고 있나?

미시적 관점

  • 투자 대상 기업의 실적이 꾸준히 좋아지고 있나? 재무제표의 지표가 매력적인가?
  • 차트는 자기 돈을 넣은 투자자들의 행동이 녹아있는 통계다.
  • 추세가 형성되고 있나?
  • 타이밍이 적절한가?

이것 역시 구분에 따라 다양하게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분석의 대상은 프렉탈 구조와 같이 자기 복제의 성격을 띠고 있다. 거시적 관점은 또 다른 거시적 관점의 미시적 관점이다. 따라서 상호 모순되는 결론에 도달한다면 무언가 스스로 편향된 부분이 없는지 살펴야 한다.

 

투자 대상 기업을 고를 때도 재무 상태나 손익을 무시하고 기술적 분석과 추세만을 추종한다면 몇 번은 먹을 수 있겠지만 몇 번은 토해 낼 것이다. 거래를 할 때 마다 자산(투자금)이 변동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동전 던지기 확률에 자신의 재산을 걸고 있는 셈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동전 던지기는 수 많은 시행 속에 50%의 확률로 수렴하는 것이니 그런 확률에 도달하기 전까지 자신의 수익률은 50%가 안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 다시 말하면 투자 원금이 사고 팔 때 마다 계속 줄어들 수 있다는 말이다. 돈을 잃으면 원금 회복 심리가 발동해 더 큰 도전을 무모하게 하도록 뇌의 판단 기능을 마비시킨다. 100만원에서 50% 수익을 내 150만원이 된 다음 50%를 잃으면 75만원이 된다. 그리고 다시 50%를 잃으면 37만원 정도가 된다. 원금이라도 회복하기 위해서는 3배 가량의 수익률 증가가 필요하고 이는 상한가를 3번 맞아야 가능한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나는 다르다.” “이번 경우는 다르다.”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라는 말을 하며 스스로 의심을 확신으로 바꾼다.

 

PER(주가수익률), PBR(주가순자산비율) 과 같은 지표는 처음 주식에 입문할 때 가장 먼저 배우고 살피는 숫자다. 하지만 주식 시장에서 공개된 비법은 더 이상 비법이 아니다. 과거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고 스스로 기업 분석을 하며 증권사 객장에서 거래 가격을 보던 시절에는 통했는지 모르지만 이제 단순 지표로 PER가 1 이하인 기업 혹은 PER가 10 이하인 기업 이런 식으로 공식화해서 대상을 정하는 건 필패의 지름길이다. 아직도 경제신문을 보면 기업 실적이 좋지 않은 시즌에 PBR이 1 이하인 기업을 찾으라거나, 환율이 조금만 올라도 수출 위주의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을 자주 본다. 이런 지표는 재무제표의 숫자를 알기 쉽게 응축된 숫자로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다. 스스로 이를 해석할 능력이나 마음없이 단순 순자로 대상을 거래하는 우를 범하면 안된다. 이미 그런 건 컴퓨터가 더 잘한다.

 

그런 의미에서 증권 방송에서 혹은 어떤 다른 방법을 통해 급등주를 찍어주겠다거나, 이 주식 주가가 어떻게 될까요? 하는 질문을 하고 대답을 듣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들은 대부분 볼린저 밴드와 엔벨로프 중간 정도의 어디 쯤에 있는 가격을 대답해 줄 가능성이 높다. 확률적으로 가장 높고, 손해배상 분쟁까지 가지 않는 지점을 찾는 것이다. 주가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혹시나 하는 마음이 생긴다면 아직 더 잃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한 공개된 비법은 공개되는 순간 더 이상 비법이 아니다. 같은 네비게이션을 쓰는 사람이 많을 수록 안 막히는 길은 대충 비슷한 수준에서 막히게 된다. 비법을 공개한 사람 역시 그 비법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보다 비법을 팔아먹어 남길 수 있는 수익이 더 크다고 판단한 시점이기 때문에 그 비법은 그 효용가치가 이미 하락한 상태로 볼 수 있다.

 

은행에 돈을 예금하거나 적금을 들을 때 얼마의 이자를 쳐주면 은행에 돈을 넣을 의향이 있나? 아시다시피 은행의 금리는 국가 부도가 나지 않는 이상 안전한 투자처다. (물론 제로금리의 시대에 은행을 투자처라 부르는 것은 좀 어폐가 있다.) 이런 숫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략이나마 인식하고 있다. 길거리에 연 15% 준다고 붙여놓으면 오 하면서 벌때처럼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다. 얼마 전 수협에서 파는 적금도 5년인가 유지 시 단계적으로 높은 금리를 쳐주면서 5%인가 준다고 하자 네이버 실검에 오르고 아침부터 줄서는 풍경을 연출하기도 하니 말이다.

 

이렇게 “이자 얼마나 주나” 하는 게 주식에서는 ROE(자기자본이익률)이라고 보면 된다. 기업은 돈을 구해서(투자 + 자기돈) 장사를 해서 수익을 만든다. ROE는 기업이 장사해서 번 돈이 나한테 얼마나 돌아오나 보는 숫자다. 여러 요건이 있어 단정 할 순 없지만 ROE가 1%도 안되는 기업에 느낌 좋다는 이유로 돈을 넣은 적이 있는지 생각해보자. 참고로 은행은 돈을 잃지 않지만(물론 인플레이션으로 실질 가치가 낮아질 순 있다.) 주식은 원금 보장이 안된다. 그럼 ROE 1%와 은행 이자 1%는 다르다. ROE와 함께 영업이익률까지 챙겨본다면 더 좋다. 영업이익률은 장사해서 남은 것 말고 부동산이나 다른 데 투자해서 남긴(혹은 잃은) 돈까지 포함한 숫자다.

 

아래 간단히 요약해보면 –

  • ROE(자기자본이익률): 자기자본만으로 얼마나 이익을 냈나
  • ROA(총자산순이익률): 자기자본에 부채 레버리지(빌린 돈)까지 써서 얼마나 이익을 냈나
  • ROIC(투하자본이익률): 장사하는데 쓴 돈과 장사로 벌어들인 이익만으로 계산했을 때 얼마나 이익을 냈나

ROE와 ROA갭이 크면 부채가 이익률에 주는 영향이 크다는 말이니 점검이 필요하고, ROIC까지 ROA와 비교해보면 가지고 있는 영업자산을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타이밍

매물이 현 주가 상단에 많으면 많을수록 상승하는데 더 큰 힘이 필요하게 된다. 매수자들이 매수한 가격을 구간으로 나눠 매물대라 부른다. 네이버에서 매물분석도를 활성화하여 보면 아래와 같은 모양을 보인다. 지금 내가 들어가는 자리 위에 혹은 아래에 매물대가 어떻게 분포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바닥이나 천정을 뚫을 때 얼마나 많은 힘이 필요한가를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의 매물분석도

 

거래량은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지표다. 주로 거래량이 많으면 좋은 것 이렇게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거래량 증가했다는 것은 사고 파는 사람이 동일하게 늘었다는 뜻이다. 뒤집어 말하면 파는 사람도 늘었다는 것이고, 파는 사람이 늘었다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더 상승하지 않을 것 같고 지금이 수익 실현의 적기라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거래량 상승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부동산 거래에서도 거래량의 증가는 시장이 거래하는데 좋은 환경이라는 것이고 사람들의 관심을 나타내긴 하지만 그 매물이 좋은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큰 거래량은 추세 전환 시 의미가 있고 지속적 주가 상승 구간에서는 팔고자 하는 사람은 적은데 사고자 하는 사람이 늘어 계단식으로 매물대를 형성하며 상대적으로 적은 거래량을 형성하는 때가 좋지 않나 생각한다.

 

외국인이나 기관 투자자의 움직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이 지속적으로 매수하는데 주가는 하락하는 종목은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재료없이 이런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보일 가능성은 낮고, 이들 역시 언젠가는 빠져나와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고래가 연못에서 탈출하는지 지켜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먼저 들어가지 마라. 하락 추세에서 낮아진 가격을 보면 당연히 매수할 마음이 든다. 사려고 계속 보고 있던 자동차가 100만원이었는데 50만원이 된다면 그런 마음이 드는게 당연하지 않겠나. 하지만 주가는 자동차와 다르다. 주가는 오늘의 가격만 있다. 어제의 가격은 잊어야 한다. 사람은 지속적으로 형성된 주가의 등락을 오래 지켜보다 상대적으로 큰 폭의 변화가 있으면 마음이 동한다. 가격이 회귀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마음 때문에 하락장에 뛰어들게 되거나, 낮아진 가격에서 수 개월 횡보하는 주식을 끌어안고 지내야 하는 고통을 겪고 기회비용을 날린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워렌버핏이 아니다. 수 년 수 십년간 묶어 놓을 자금이 아니라는 뜻이다. 언제가 하락장인지 모르겠다면 적어도 MACD OSC 차트 정도는 확인해야 한다. RSI로 과매도, 과매수 구간까지 봐준다면 돌을 던져 강물의 깊이를 가늠하는 정도의 노력은 한 것이다. 물론 강 바닥은 고르지 않고 돌은 던진 사람의 힘과 돌의 크기, 물의 상태가 모두 다르다. 하지만 변수가 많다고 “아무 의미 없어” 하면서 뛰어드는 것 보다는 낫다. 변수는 줄어가면 되고, 원칙은 만들면 된다. 태도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주가를 예측하면 안된다.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가의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주가를 예측하지 않고 대응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차트를 보는 이유는 통계에 기반해 사람들의 행동을 분석하기 위함이다. 차트로 점쟁이가 될 순 없다. 이렇게 통계에 기반한 분석과 자신이 생각하는 투자 대상 기업의 전망을 더해 적정 가격을 정하고 투자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원칙

이런 사고 파는 과정에서 공부는 당연히 필수이고 자신만의 원칙이 있어야 한다. 느낌말고 원칙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20일선이 무너지면 파는 사람도 있고, 전체 추세가 꺽이면 파는 사람도 있다. 갭 상승 후 유지하면 사는 사람도 있고, 갭 하락 후 며칠 내 회복하지 못하면 파는 사람도 있다. 고점 대비 -10%가 되면 팔겠다는 사람도 있다. 며칠로 정할 것인가 부터 큰 철학까지 모든 것이 원칙을 구성하는 요소가 된다. 비단 주식뿐만 아니다. 10분 안에 버스가 안오면 택시를 타야지. 부동산 매수자가 30일 안에 나타나지 않으면 1천만원 내리고 그래도 매수 문의가 없으면 보유해야지 하는 것도 자신이 선정한 중요 요소들에서 만들어낸 원칙일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더 먹어야지 하는 마음이 들면 그만 둔다.

 

공포와 탐욕은 돈 앞에서 정신을 지배한다. 매수가를 기준으로 조금만 올라도 더 못먹을까 걱정되고, 조금만 하락해도 휴지조각이 될까 두렵다. 공포와 탐욕은 인간의 기본 성질이다. 그러므로 그것을 극복해서 스스로 현자가 되길 바라는 것보다 매 거래에서 스스로의 원칙을 정하고 잘못된 점을 깨닫고 다시 원칙에 반영하는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 이것은 인공지능이 학습을 통해 상대를 이기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이기도 하다. 원칙에 포함되는 각 요소(Feature)를 무엇으로 정할 것인가는 원칙의 재료가 된다. 어떤 재료를 선정할 것인가는 자기 자신에게 달렸다. 그리고 돈(수익률)도 거기에 달려있다고 보면 틀리지 않다.

 


아래는 ‘주식고수가 된 홍대리’ 라는 책에 나오는 초절정 하수가 되기 위한 십계명이다. 어떤 물건을 살 때 단점을 검색해보면 사야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결정하기 쉬울 때가 있다. 아래 우스갯소리로 나열한 십계명이지만 나의 행동, 나의 생각이 얼마나 비슷한지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때론 싸구려처럼 보이는 것에서 얻을 것이 더 많다.

  1. 순간적인 분노와 감정을 최대한 폭발시켜라.
  2. 모든 정보에 환장하라
  3. 별 생각 없이 순간적인 기분으로 매수하라
  4. 손절매를 최대한 늦춰라
  5. 무뇌의 전법을 구사하라
  6. 사고 팔고 또 사고… 365일 쉬지 말라.
  7. 항상 풀미수에 몰빵하라.
  8. 항상 게으르고 절대 노력하지 말라.
  9. 상승장에선 쉬고 하락장에서 흥분하며 매매하라
  10. 항상 교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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