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지난 2016년 1월 23일 경 아이유 일본 팬미팅 당시의 인터뷰 영상이다. 오늘 트위터에 공유가 많았던 덕분에 우연히 봤는데 신년에 다시 한번 곱씹어 볼 대화인 것 같다.
진행자: “아이유로서 2016년은 어떤 진화를 하고 싶나요?”
아이유: “진화가 중요한 것이긴 하지만 좀 더 중요한 것이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요.”
진행자: “그게 뭡니까???”… 중략
아이유: “제가 포켓몬도 아니고, 매년 진화하는 건 무리예요”
이건 영상을 봐야 이 글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이해가 간다.
아이유는 평소에 자기를 많이 들여다보는 사람인 것 같았다. “이렇게 얘기하면 내가 낮아 보이지 않을까?” “꿈도 없어 보이는 건 아닐까?” “현실을 안주하겠단 말로 들리면 어떡하지?” 등의 팬심과 언론보도, 이미지 악화 등을 충분히 걱정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정서적 공감이 쉽지 않은 외국이라 부담도 더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유는 스스로의 고민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냈다. ‘남’이 아닌 ‘나’에게 방점을 찍은 사람만이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어도 눈에 띄고, 유머도 눈에 띈다. 만약 아이유가 저 인터뷰에서 2016년 어떤 진화를 하고 싶냐고 묻는 질문에 춤 연습이라든지, 단독 콘서트 얘기를 꺼냈다면 어땠을까.
석지영 교수님이 쓴 <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라는 책을 보면 이런 일화가 나온다. 첫 교수 부임을 하고 하버드 학생들 앞 강단에 서던 날, 정말 잘 해내야지 하는 마음 때문에 커피를 들고 교단을 향해 걷다가 넘어졌다고 한다. 신기하게도 그런 일을 겪고 나니 전혀 떨리지 않고 진짜 나를 보여 줄 수 있었다고.
2017년의 첫 날도 이렇게 저물어 간다. 아이유처럼 “나는 포켓몬이 아니야! 매년 진화하지는 않아!”라고 한번 말해보면 어떨까. 그리고 남이 아닌 나를 들여다보며 묵묵히 걸어간다면 거기엔 언제나 반짝거리는 내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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