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1 스마트폰과 신호등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가” 기다리는 사람들 요즘 횡단보도에 서 있으면 스마트폰을 보느라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 흔하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엔 차동차용 신호등을 보거나 노점의 모습을 보거나 우리의 모습을 두리번거렸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횡단보도 앞의 우리는 무리 지어 있지만 완벽히 홀로 떨어져 나온 섬이었다. 서로가 서로의 트리거가 되어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여전히 길은 잘 건너는 듯했다. 다른 사람들이 움직였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보고 있어도 옆사람들이 움직일 때 나도 같이 움직이면 되었다. 그러면 어김없이 초록 신호가 보였다. 이 시스템이 가끔 오동작하는 건 무리를 이루는 수가 적을 때다. 이때, 어떤 이들은 초록 신호가 다 끝나도록 거기 그대로 있었고 가끔 옆사람의 움직임을.. 2019. 9. 2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