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tvN 서준이네를 보다가 마케팅의 강력함과 필요성을 느꼈던 순간이 있어 짧게 메모해 본다.
많은 가게 손님으로 정유미에게 김밥, 제육볶음 등 많은 메뉴가 할당된 상황. 홀서빙을 하던 최우식이 이를 보고 정유미 대신 제육볶음을 만든다. 이 장면을 보고 이렇게 생각했다.
아, 저 주문한 사람은 운도 없네. 같은 돈 주고 처음 만드는 사람이 한 제육볶음을 먹게 생겼잖아. 맛도 없을 것 같은데..
그러자 그걸 듣던 아이가 한마다 거든다.
나는 다른데?! 생각해보면 기생충에 출연했던 세계적인 배우가 만들어주는 첫 번째 제육볶음이잖아
이 이야기를 들고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브랜드 마케팅 책을 보고, 관련 기사를 찾아 읽고 늘 관심의 범위에 두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정작 일상의 시선은 프레임에 갇혀 있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무언가를 비교할 때 그 차이를 극명하게 느낀다고 한다. 나는 순간 최적의 선택을 위해 기존과 비교를 했었고, 회사에서는 AS-IS, TO-BE의 표로 자주 나타난다. 이게 정량적 지표를 비교할 때는 매우 유용하고, 쉽게 눈에 들어오지만 인사이트는 소실된다.
실무를 하는 직장인도, 일상을 사는 우리들도 늘 바쁘며 많은 결정에 치이고 있기 때문에 작은 것 하나하나까지 강점을 발견하고 신선한 시각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그런 부분을 마케팅이 채워줘야 한다. 법인 영역을 하시는 영업 사원도, 음식을 파는 사장님도, 회사에서 설득을 하는 직장인도, 스스로를 브랜딩 하는 우리들에게도 망치가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견적을 발송하는 영업사업을 보자. 고객사는 서너 군대 선별된 곳에서 견적을 받아 비교한다. 공통의 스펙을 뽑고, 핵심 비교 지표를 나열한 후 장단점을 기록하여 보고서 데이터로 만든다. 여기까지만 했다면 큰 차별점이 없는 제품은 결국 브랜드 유명도, 가격, 레퍼런스의 지표에 의해 순위가 매겨진다. 여기서 한발 더 나가야 한다. 그게 마케팅이 필요한 지점이고, 고객에게 프레임을 깨는 망치를 제공할 타이밍이다.
그렇게 하려면 상대가 어떤 부분에 고민이 있는지, 내가 생각할 때는 중요한데 상대는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지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망치를 만들고 담금질하는 시간이다. 프레임을 깨는 망치가 상대에게 쥐어진 순간 모든 것은 뒤바뀐다.
"같은 돈을 주고 왜 초보가 처음 만든 제육볶음을 먹어야 하지?" 안됐네.. 했던 생각이, 아이의 말을 듣고 "웃돈을 주고라도 꼭 먹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마케팅은 프레임을 깨는 망치며, 비단 마케터에게 필요한 도구만은 아니다. 우리는 이미 셀프 브랜딩이 필수인 시대에 살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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