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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by 마켓펀치 2019.09.26

휴간하는 여성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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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엄마이기 전에 여자인 당신”이란 캐치프레이즈로 1970년부터 47여 년 간 발행을 이어온 ‘여성중앙’이 2018년 1월 호를 마지막으로 휴간에 들어간다고 한다. 업계에선 사실상 폐간으로 받아들이는 눈치다. 어릴 적 미용실이나 은행에 가면 늘 보이던 두툼한 잡지를 이제 사실상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사라지는 종이 미디어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디지털 미디어로의 전환과 그 불가역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하지만 종이와 디지털의 대결로만 치부해선 곤란하다. 딱 두 단어, 종이와 디지털을 빼고 나면 좀 다른 시선이 거기에 보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좋은 콘텐츠를 골라내는 방법은 ‘여성중앙’과 같이 콘텐츠 편집권을 쥔 브랜드를 신뢰하거나, 스스로 좋은 콘텐츠를 선별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브랜드를 신뢰하기로 한 사람들은 선별의 수고에 대한 대가로 구독료를 지불한다. 하지만 이 구독료 지불의 편익이 스스로 선별하는 노력에 비해 덜하다고 판단될 때 사람들은 구독을 중지한다. 절대적 콘텐츠의 수준을 객관적으로 매긴다는 건 굉장히 어렵다. 하지만 매체를 선택하는 대상 독자의 욕구를 어느 정도 충족시켜줄 수 있느냐는 좀 다른 문제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제공하는 콘텐츠가 독점적이고 차별화된 가치를 주는가에 대해 대답은 매우 중요하다.

 

요 몇 년간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 관련 기술의 발전은 콘텐츠 소비자 스스로도 깜짝 놀랄만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나타났다. 수 천만이 동시에 시청할 수 있는 방송은 스마트폰 하나면 즉시 시작할 수 있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대중과 여론, 그를 편집하던 매스미디어에서 ‘말하고 듣는’ 권력을 되찾아 오고 있는 중이다. 재능 있는 콘텐츠 제작자들은 폐쇄형 플랫폼 위에 오르지 않아도 그들의 콘텐츠를 소비할 소비자를 찾을 수 있게 됐다. 여성중앙이 폐간하여도 여성 콘텐츠 시장은 여전히 유효할 것이다. 그것이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그리고 트렌드를 주도하는 제3의 서비스에서 소비될 뿐. 좋은 콘텐츠를 편집해서 제공하는 힘 역시 건재할 것이다. 

 

모든 것이 변했지만, 사실 모든 것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이 글은 브런치에서 이곳으로 블로그를 이사하면서 옮겨진 글이며 2017년 12월 31일 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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