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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트럼프 시대의 주식 투자법

by rhodia 2020. 1. 21.

2017년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라는 구호와 함께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지 3년이 지났습니다. 그사이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2018년 미국-이란 핵합의 탈퇴 선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나프타)을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으로 대체, 2019년 파리 기후 협약과 중장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 201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방위비 인상, 중동 미군 감축과 미-중 무역전쟁 등 3년 사이 일어난 일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이 과정에서 세계 증시는 큰 변동성을 겪었습니다. 2019년 8월 코스피 지수는 1,940까지 떨어지며 3년 만에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습니다.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사람들은 무덤덤했겠지만 보유 중인 사람들은 두 자릿수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며 엄청난 공포에 떨었을 겁니다.

 

사이드카 발동 이후 한국 증시는 꾸준히 상승 시도를 했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악재 속에 늘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생각치도 않은 사건이 터져 있었으니까요. 트럼프 대통령은 "설마 그렇게 하겠어"라는 의심을 대부분 확신으로 돌려줬습니다. 개미 투자자들이 세계 정치나 경제 상황에 이렇게 관심이 많았던 적도 드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지난 3년 간 미국, 일본, 한국, 중국의 지수는 어떻게 변했을까요. 아래는 최근 5년간 지수 차트입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미국 나스닥은 사상 최고가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고 일본 닛케이는 전고점 회복 직전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지수는 5년 전 가격 근처 등락을 보이며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스닥 지수(미국)
닛케이 지수(일본)
코스피 지수(한국)
코스닥 지수(한국)
상해종합 지수(중국)
항셍 지수(홍콩)

 

튼튼한 미국 경제가 나스닥 상승의 근간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도 지수를 지탱하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시장에 충격을 줄만한 이벤트는 마치 시기를 조절하여 발표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며칠 이내에 하락분을 다시 만회하는 패턴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러니 불확실성이 있더라도 상당 부분 희석됩니다. 올해 미국 대선이 있기 때문에 변동성보다는 안정적 추세가 예상됩니다.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긍정적입니다. 사상 최저 실업률, 규모 대비 높은 경제 성장률, 탄탄한 달러와 세계 최대의 건강한 단일 시장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싶습니다. 미국의 유일한 약점으로 보였던 에너지도 셰일가스로 해소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발생했던 유조선 피격 사건과 솔레이마니 제거로 인한 이란과의 긴장 고조도 유가에 큰 변동성을 주지 못했습니다. 작년에 애플 주식을 샀던 사람은 상당한 수익을 얻었을 것입니다. 큰 덩치의 시가총액과 안정성을 고려하면 굳이 다른 곳에 투자해야 할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입니다.

 

반면 우리나라 지수는 참담합니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리는 통화정책을 쓰고 있지만 유동성이 주식으로 유입되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금리가 하락하면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자산가치가 올라 주가가 상승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하지만 한국 증시는 그런 추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에 의구심을 품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낮아지는 금리는 돈이 잘 돌지 않고 기업의 이익이 적어진다는 말이기도 하니까요. 결국 소비도 줄고, 투자도 줄어드니 가치 대비 가격이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시장이 합리적 가격으로 수렴한다고 가정하면 주가는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2019년 8월 문재인 대통령이 필승코리아 펀드에 가입하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주식, 펀드 투자를 해본다고 말했습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이 뉴스를 접하고 쓴웃음을 지었을 것입니다. '그 펀드'와 시장의 수익률 괴리가 발생할 것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 예상되었지요. 

 

이쯤 되면 굳이 코스피, 코스닥에 투자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해외주식을 거래하는 것이 옛날처럼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스마트폰에서 버튼 한 번만 누르면 환전까지 자동으로 되며 매수할 수 있습니다. 국내 해외주식 거래대금과 순매수 금액도 매년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2019년 국내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44조 원에 가깝습니다.

 

그럼 무조건 미국 주식을 사야할까요? 미국 주식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주식이 처음이라면 해외주식 거래를 신청하고 1주라도 매매해보세요. 애플은 현재(2020년 1월) 37만 원 정도이고, 인텔은 7만 원이 좀 안 되는 가격에 살 수 있습니다. 경험해보면 두려움이 줄어듭니다. 선택지를 늘려두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사야할지 모르겠다면 유명한 기업 중에 뭘로 돈을 버는지 내가 아는 기업의 주식을 사면 됩니다. 이도 저도 모르겠다면 1등 주식을 사면 됩니다. 현재는 애플이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습니다.

 

국내 주식은 그럼 희망이 없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꾸준히 투자하는 이유는 개발도상국 중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고 가격의 변동성으로 경제 흐름에 따라 높은 수익률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 경제는 카우보이가 흔드는 채찍과 같습니다. 미국이 손잡이 부분이라면 한국과 같은 개발도상국은 채찍 끝에 위치합니다. 세계 경제가 살아날 때 더 큰 수익률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무역이 줄어들면 큰 변동성으로 손실 위험이 커집니다. 며칠 만에 이익분을 다 반납하는 일이 생기도 합니다. 

 

잊을만하면 굵직한 사건이 터집니다. 그리고 다시 회복 시도를 합니다. 미국 증시를 보면 고점 부근에서 터졌다가 다시 전고점을 빠르게 회복합니다. 국내 증시는 이동평균선 근처에서 머물며 위 아래로 크게 움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돌발 발언이나 행동으로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개미 투자자들 사이에서 "도저히 못해먹겠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뒤집에 이야기하면 그만큼 기회가 많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말장난 같지만 트럼프 시대의 미국 주식은 그렇습니다. 미국 경제지표가 펀더멘털을 훼손할 정도로 나쁘게 나오지만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수익 낼 기회를 수시로 줍니다. 국내 주식은 미-중 간 관세 철회 등 무역 경색이 완화되고 수출이 호조를 보여야 안정적 흐름과 높은 변동성을 이용한 수익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거의 매일 포지션을 정리하는 단타나 스켈핑 전문 트레이더는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 

 

매매에 중독되어 뭐라도 사는 행위를 오늘부터 멈춰보세요. 긴 호흡으로 굵직한 사건을 기다리면 됩니다. 그리고 펀더멘털이 훼손되지 않은 주식을 매수하세요. 미국 주식은 안정적이고 꽤 괜찮은 수익률을 줍니다. 국내 주식은 큰 변동성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자기의 상황에 맞게 미국과 국내 주식 자금을 분배해보세요. 그리고 기다리는 겁니다. 트럼프 시대에 기회는 수시로 찾아옵니다. 도저히 먹을 자리가 없을 것 같을 때, 평화의 시대가 찾아왔다고 생각될 때 트럼프는 기회를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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