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asite" won the Oscar for best picture. The South Korean thriller is the first foreign-language film to do so, shattering 92 years of history." - NYTIMES
오늘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오스카 4관왕에 올랐다. 결과는 단 몇 초 만에 나왔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쏟어 넣은 시간은 일일이 계산하기 어려울 것이다. 빈 종이에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펜을 들었을 그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그가 <기생충>을 만들기 전까지 세상에는 그것과 관련된 아무것도 없었다. 비전 하나로 불확실한 미래에 스스로의 확신으로 몸을 움직였고 그게 지금의 영광을 있게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각본을 쓰는 건 고독하고 외로운 작업이라고 말했다. 한 줄 한 줄 써내는 각본이 영화로 탄생할 수 있을지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2018년 평창 올림픽 여자 계주 준결승. 경기 시작 얼마 후 우리 선수가 넘어진다. 한 번 넘어지면 1/4 바퀴 이상 뒤처지게 되는 상황이라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쇼트트렉 특성상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내려놨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며 압도적 차이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것도 올림픽 신기록으로.
2018년 5월 방탄소년단은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2019년까지 빌보드 차트 1위를 3번. 1년 동안 3장의 앨범이 빌보드에서 1위를 한 것은 비틀즈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건널목, 가로등, 자동차, 비행기, 도시락, 창문, 신발까지.. 우리 주변의 어느 것 하나 원래부터 있었던 것은 없었다. 누군가가 상상했고 고집스럽게 꿈꾸며 만들어 낸 것이다. 새로운 것이 만들어질 때마다 갖은 비난이 그들을 에워싼다. "형편없다." "다를게 없다." "혁신적이지 않다." "내 취향이 아니다." "쓰레기다." 그럴 때마다 다른 것을 또 만들고 다시 비난에 직면한다. 그런 비난조차 받지 못하고 사장된 수많은 노력도 있다. 우리는 오늘도 그런 사회에서 살아간다. 여전히 누군가는 말하고, 누군가는 만들 뿐이다.
봉준호 감독의 오스카 수상은 그가 호명한 이름보다도 훨씬 많은 이의 꿈이 녹아있다. 불확실한 현실과 미래를 딛고 스스로 믿으며 흘린 땀과 눈물이 있다. 봉준호 감독도, 쇼트트랙 선수들도, 방탄소년단도 성공을 보장해주는 보험 따위가 있었을 리 없다. 묵묵히 나의 길을 가는 사람들만 거기 있었다. 다시 해가 뜨고 오늘의 영광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서서히 잊힐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그들은 다시 펜을 들고, 카메라를 잡고, 상상할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손짓하며 누군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고독하고 외로운 꿈을 다시 꿀 것이다. 세상은 만들고 꿈꾸는 자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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