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의 열기가 뜨겁다. 공모가가 최상단 밴드로 확정되었고 상장 첫날 100% 상승한 가격에 시초가가 시작됐다. 이후 3 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더니 4 거래일째인 오늘 상승 탄력이 둔화되면서 고가 대비 -19.67% 하락한 216,500원에 정규 시장을 마감했다.
아래는 4일간 주가 및 거래량 흐름이다. 결과론적이지만 이 차트만 봐도 이러한 종류의 비이성적 과열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초반에는 불안한 마음을 가지다 일정한 흐름과 패턴이 보일 때 과도한 확신을 만들어 낸다. 이런 주식은 대부분 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단타인데, 단타에도 안전마진이 있다. 이런 주식의 안전마진은 초기 공모주를 받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상장 초기 시가가 뻥튀기되지 않았을 때 1차 하단을 확인 후 손절라인을 정하고 진입하는 방법뿐이다. 이때 기회가 오지 않는다면 버려야 한다.
심리적으로 "이정도 안정적 상승이면 나도 좀 먹어야지" 하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 모두 다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주식을 가지고 있다면 그런 구간에 팔아야 한다. 반대로 이 구간에 진입했다면 매일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며 호가창을 들어야 보게 될 것이다. 몇 분만에 수 십 퍼센트를 오르내리기 때문에다. 매수 후 기도해야 하는 거래는 좋은 거래가 아니다.
4일 차인 오늘 가장 높은 거래량을 기록하면서 긴 꼬리를 만들었다. 차트의 봉 모양을 보면 6시간의 거래 동안 호가창의 모습이 자동으로 그려진다. 매물대 분석 결과는 어떤 공포 영화보다도 공포스럽다. 이렇게 긴 꼬리는 뜨거운 파티 뒤의 공허함과 같다. 흥겨웠던 파티장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왔다 갔는지 알려주는 셀 수 없는 빈 테이블과 먹다 남은 음식만 뒹굴 뿐이다.
물론 주가의 상승과 하락은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확률을 무시하면 안 된다. 아래 보는 바와 같이 상장 후 거의 대부분의 물량을 개인들이 받아냈다. 이제 주가의 변화는 많은 물량을 가진 주주가 어떤 속도로 털어낼 것인가에 달렸다고 본다. 갑자기 많은 물량을 쏟아내면 많은 물량을 가진 주주도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연일 오르는 주식을 보고 있으면 마치 내 돈을 손해라도 본것처럼 심리적 박탈감과 공허함을 느낀다. 소량을 보유한 주주는 행운에 만족하기보다는 더 사지 못한 후회가 앞선다. 코로나로 인해 주식을 처음 하는 사람들도 시장에 많이 들어와 있을 것이다. 이번 SK바이오팜 주식을 보고 "나만 돈 못벌었어" 라고 생각하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살아있는 교과서로 삼으면 좋겠다. 앞으로 몇 달간 SK바이오팜은 많은 것을 가르쳐 줄 것이다.
주식은 단 한 번의 승부로 끝나는 게임이 아니라 수많은 전투가 누적되어 승패가 갈리는 전쟁과 같다. 몇 번의 확률 배팅은 생각지 못한 행운을 가져다 주기도 하지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주식의 첫 번째 목표는 잃지 않는 것이다. 오죽하면 워런 버핏의 제1원칙이 "절대로 돈을 잃지 마라"이고 제2원칙이 "1원칙을 절대로 잊지 마라"이겠는가. 그가 말했던 것처럼 주식 시장은 스트라이크가 없는 야구와 같다. 진짜 내 공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애초에 자산(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인플레이션으로부터 내 현금을 보호하고 자본의 성질을 이용해 부를 늘리기 위함임을 잊으면 안 된다.
삼성증권 예탁자산의 1/3을 차지하는 VVIP 초고액자산가를 담당하는 박경희 삼성증권 SNI 전무는 오늘 자 인터뷰에서 간단한 자신의 원칙을 이야기 했다. 많은 투자 책에서 언급하는 내용이다.
원칙
- 아는 것만 투자한다.
- 베팅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덧붙였다.
그는 "SNI고객들은 잘 아는 것에 투자할 때 투자규모가 명확하게 크다"며 "자신규모가 크다 보니 수익률이 높은 것보다 마이너스를 보지 않는 게 중요하다. 마이너스를 극도로 싫어한다"라고 전했다. 투자금 100억원의 -5%면 손실 규모만 5억 원이다. 이를 무위험으로 복구하려면 거의 20년 가까이 걸리기에 베팅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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