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이도 '상'
이커머스 비즈니스는 대부분의 업무가 육체노동, 물리적 이동에 연관되어 있어 프로세스 하나 개선하는 것도 생각보다 힘들고 느리다. 업무 난이도와 더불어 처음과 끝을 알 수 없는 문제를 바닥까지 내려가 시작점 잡고 그 선택에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조직이 얼마나 있을까.
고인물 퍼내기
여기에 회사 내 수많은 사람들의 조직 내 이권 다툼, 작은 수정에도 모래 폭풍을 일으키는 레거시 시스템, 히스토리를 권력의 도구로 사용하는 고인물 등 기업문화가 받쳐주지 않으면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 이커머스 시스템, 프로세스 개선이다.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는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해낸 일이라 쿠팡의 압도적 경쟁력이 되었다.
택배 쉬는 날
택배 쉬는 날은 연중무휴로 일하는 택배 업체에 매년 8월 14일을 다 같이 쉬자고 만든 날이다. 그런데 쿠팡CLS는 참여하지 않았다. 원할 때 언제든지 쉴 수 있는데 '택배 쉬는 날'이 왜 필요한가 되묻는다. 심지어 매달 쉬는 것도 아니고 1년에 1번.
실효가 효용을 잃을 때 명분은 힘을 가진다.
명분은 논리에 부족함을 매꾸는 훌륭한 도구지만 본질이 흐려지는 순간 감추고 싶은 약점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택배 쉬는 날'을 왜 만들게 되었나 를 생각해보면 CJ대한통운의 주장이 얼마나 궁색한지 알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짧은 주장 몇 개로 외부인은 알 수 없었던 기업문화, 레거시, 인력구조, 물류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경영진의 생각, 의사결정 논리와 구조, 커뮤니케이션 스킬, 업계경쟁력, 기술혁신문화 수준을 추정할 수 있었다.
이커머스가 테크의 최전선에 서게 되면서 기술 기업과 그렇지 않은 곳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CJ대한통운의 PER 9.5는 현재(2023)의 시장점유율과 레거시 기업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 어딘가를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 영업이익률 4%를 잘 지켜낼 수 있을까.
https://www.bloter.net/news/articleView.html?idxno=605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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