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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게 맞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 선택하기

by rhodia 2023. 1. 23.

요즘 온라인 강의 플랫폼이 참 잘 되어있다. 예전처럼 궁서체로 작성되고 실무에서 쓰지도 않는 몇 년 된 구닥다리 강의교안이 아니라 각 분야에서 뛰고 있는 분들이 직접 관련 경험과 지식을 알려주면서 실질적인 자기 개발에 큰 도움을 준다. 유튜브도 그렇고 마음만 먹으면 못 배울 것이 없는 세상이 되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

 

인프런 vs 패스트캠퍼스 vs 유데미 vs 클래스101 vs 탈잉

소제목은 단일 선택인 것 같지만 사실 OTT서비스처럼 하나만 선택해서 써야 하는 것이 아니다. 인프런과 클래스101을 들을 수도 있고, 다 이용할 수도 있다. 나는 개발 수업 위주로 5개 회사의 서비스를 적어도 한 번씩은 이용해 봤는데 관련하여 느낀 개인적인 경험과 스타트업에 관심 있는 개발자로서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생각을 아주 얄팍한 지식과 함께 공유해보려 한다. 여기 쓰여있는 내용이 모두 사실이 아닐 수 있으며 개인적인 의견임을 미리 밝힌다.


인프런

장점

1. 평생 무료 수강

개발자들은 어떤 강의를 수강할 때 처음부터 끝까지 보지 않고 필요한 일부 항목만 수강하고 나중에 다시 듣는 경우도 많다. 또 지금은 사용하지 않지만 이직이나 커리어 변경 등으로 나중에 그 기술이 다시 필요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측면에서 평생 무료 수강은 필수적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시간 제한이 있는 강의는 자격증 시험 등을 제외하면 웬만하면 수강하지 않는다. 인프런은 이런 정책은 수강 허들을 제거해 준다는 면에서 훌륭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2. 좋은 강사진

위 5개 사이트 중에서 클래스101과 함께 가장 강사의 질을 많이 신경 쓴다고 생각한다. 태생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에 강한 교육 플랫폼이다 보니 관련 업계 인맥이나 기타 장점을 이용해 수강생들이 선호하는 강사진 섭외가 빠르다. 이렇게 섭외된 강사진은 다른 곳에서 대부분 강의를 팔지 않으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해자를 만드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인지 수강 결정 시 강의보다는 강사에 더 초점이 맞춰져있다. 어떤 뜻이냐면 강의를 선택할 때 어떤 사이트에서 들을까, 특정 과목이 있나 보고 강사를 그 안에서 고르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특정 강사를 보고 인프런에 들어와서 그중에서 원하는 강의를 선택하는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따르게 된다. 강사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수강하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기대치와 수강 후 만족도의 갭이 큰 편이 아니고 이것은 수강평의 별점의 상향 평준화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 것 같다. 애초에 시작할 때부터 눈높이를 맞추고 시작하므로.

 

3. 꾸준한 개선

이동욱 CTO님 영입 이후 학습 잔디라든지 동영상 단축키 등 여러가지 소소한 개선 사항들이 앞으로를 더 기대하게 만든다. 아래 나오는 단점들도 곧 개선되리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에 사실 큰 걱정이 안 되기도 한다. 단점이 있다는 것은 사실 좋은 일이다. 문제점을 명확히 말할 수 있다는 것은 개선의 여지가 충분하며, 개선이 되었을 때 신규 고객 유입과 기존 고객 충성도를 가시적으로 올릴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 문제는 무엇이 단점인지 짚어낼 수 없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단점

1. 잦은 세션 만료

교육 서비스의 특성 상 계정 공유 등에 민감하리라 생각하지만 세션 만료가 너무 잦다. 그나마 요즘엔 조금 길어졌는데 예전에는 거의 매번 로그인을 다시 해야 할 정도로 짧았다. 이건 계정 공유에 대한 문제를 기술로 풀지 못하고 사용자에게 전가하는 느낌이 있는데 좀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2. 인프런 앱(동영상 플레이어)

전체화면으로 하면 항상 특정 오리엔테이션으로 돌아가는 것이나, 수강 중 그냥 나갈 경우 다음에 다시 들어왔을 때 이전 정보를 기억하지 못한다거나 속도 조절, 커리큘럼 선택 등 자주 쓰는 키들이 여러 번 눌러야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게 불편하다. 이렇게 버튼을 여러 번 누르게 되면 강의 집중력이 분산된다. 차량에서 블루투스 연결을 하고 소리 조절을 하면 발생하는 문제도 몇 년째 해결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유튜브나 유튜브 뮤직 등을 듣다가 멈추고 인프런 앱을 켜서 강의를 듣는다. 이때 소리가 작아 차량 스피커 볼륨을 키우면 인프런 강의는 강의대로 무음으로 진행되고 직전의 유튜브 소리가 재생된다. 이런 증상은 다른 교육 사이트 일부에서도 발생하는데 아마 같은 동영상 플레이어 라이브러리를 가져다 쓰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닐까 싶다. 인프런 참 좋은데 유튜브만큼 좀 편한 UI/UX를 가진 강의 영상 플레이어가 있었으면 좋겠다. 운전을 하면서 인프런을 듣고 싶어도 다음 챕터로 넘기는 것도 불편하고 백그라운드 재생도 안되기 때문에 유튜브를 선택하고 운전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제안

1. 강의 유료 확장팩 출시

사실 수강생 입장에서는 한번 구매하면 평생 무료 업데이트가 제공되는게 좋다. 근데 이건 소프트웨어 개발 영역이 아닐 때 유효하다는 생각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매년, 심지어 매달 버전이 바뀌는 경우도 있고 그 정도가 심해 어떤 것은 아예 실행조차 안되는 경우가 흔하다. 이렇게 잦은 변화에 노출된 산업의 강의를 만들면서 매년 강의 내용을 계속 업데이트하는 것은 강사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강사 입장에서는 신규 강의를 찍는 것이 기존 강의를 업데이트하는 것보다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강의 업데이트가 충실히 되기 힘든 구조다. 물론 스테디셀러와 같이 강의가 up-to-date 상태를 유지하게 되면 일정 수준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강의는 다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강의는 대부분 업데이트가 잘 안 될 것이고 이런 강의가 누적되면 인프런의 브랜드 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2. 유지보수 구독료

1번과 같은 맥락인데 개별 강의의 확장팩을 출시하는 것이나 혹은 유지보수(?)를 위한 소소한 구독 정책을 추가하는 것이다. 예륻 들어, 한 달에 3천 원과 같이 수강생에게 크게 부담되지 않으면서 구매한 강의를 업데이트하는 강사진에게 돌아갈 수 있는, 그래서 강의 업데이트도 본인의 수익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 말이다. 이게 필수일 수도 있고, 특정 강의를 후원하면서 자발적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어느 방법이든 강사가 자신의 강의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인프런 강의를 보면 기존 out-date 된 강의는 그대로 방치하면서 새로운 강의를 출시하는 강사가 있다. 나쁘다고 하기엔 관련 강사 리워드 정책을 좀 개선하면 좋겠다.

 

3. 시도 때도 없는 할인

인플레이션도 사실 인플레이션 그 자체보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더 문제다. 인프런도 좀 유사한 측면이 없지 않다. 블랙프라이데이 할인과 같이 특정 시기에 예측할 수 있는 할인이 아니라 시도 때도 없이 30% 할인을 한다. 이렇게 할인 시기를 소비자가 특정할 수 없고 할인률 역시 30%씩 책정되면 (소비자는 감사합니다..^^)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일단 관심있는 강의를 찜해두고 구매하지 않는다. 그리고 기다린다. 그러면 인프런은 30% 할인을 한다. 그때 구매한다. 이렇게 되면 인프런 입장에서는 사람들의 할인 기대 심리로 매출과 이익이 손실된다. 또 할인 기대 심리로 사람들이 구매를 미루기 때문에 수익률 곡선도 손상되고 비즈니스 플랜을 세울 때 노이즈가 많이 생겨 잘못된 의사결정을 할 확률도 높아진다. 광고 효과 측정도 아마 생각보다 어려울 것이다. 

 

4. 로드맵 고도화

인프런은 커리큘럼 위주라기 보다 강사진 위주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스타 강사진이 많아지고 독점이 돼서 시리즈 물이 히트를 하면 수익률이 안정적이면서 장기적 성장을 담보하는 구조다. 따라서 2가지 측면에서 개선이 이뤄지면 좋겠다. 기존 스타 강사의 일목 요연한 정리와 숨겨진 강사의 보석화.

 

'기존 스타 강사의 일목 요연한 정리'로 인프런 모든 수강생들이 스타 강사를 모두 인지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이 수업들은 품질이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노출 횟수를 늘리면 그만큼 구매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숨겨진 강사의 보석화'는 진짜 강의는 잘하지만 업계에 잘 알려지지 않은 강사의 노출 횟수를 늘려주는 것이다. 이런 강의 역시 수강생들이 만족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매출 규모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수강생 만족도까지 올릴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이런 과정에서 숨겨진 보석 강사들의 강의 코칭까지 인프런이 해준다면 콘텐츠 공급자와 소비자의 선순환 구조와 함께 또 하나의 해자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인프런이 타사 대비 약한 점은 강의 분야나 커리큘럼이 좀 치우쳐 있다는 것인데 이런 면에서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것이다. 이 둘을 위해서는 지금 강사 위주로 단일 기능 형태로 제공되는 로드맵을 좀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로드맵이 인프런이란 거대 인적 자원 네트워크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내비게이션의 첫 화면은 누가 뭐래도 인프런 첫 메인페이지다. 지금은 워드프레스 같은 초기화면 형태로 랜딩 페이지 역할 딱 거기까지이기 때문에 많은 기회를 날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첫 화면을 들리지 않으면 손해라는 생각을 수강생들이 가질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 한다. 인프런은 메인페이지만 개선해도 가시적인 매출 상승이 가능하리라 본다.


패스트캠퍼스

장점

1. 다양한 커리큘럼

패스트캠퍼스는 강의 만물시장이다. 정말 없는 강의 주제가 없을 정도로 다양한 강의를 구비해두고 있다. 원하는 주제가 있으면 대부분 찾을 수 있다.

 

2. 내일배움카드

내일배움카드 지원이 된다. 인프런은 안된다.

 

3. 광고

이건 패스트캠퍼스 입장에서는 너무 잘하는 분야지만 수강생입장에서는 뭐 사실 장점으로 보기 좀 애매한 면이 있다. 광고를 잘하니까(돈도 많이 쓰고) 잠재 수강생이 신규 강의 출시나 기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소식을 들을 기회가 많다. 

 

단점

1. 광고

광고를 정말 많이 하고 돈도 많이 쓰는 것 같다. 근데 관심이 생겨 광고를 눌러 강의 내용 페이지에 가보면 정말 어뷰징의 끝판왕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기만당한 느낌을 자주 받는다. 요즘도 좀 보이지만 무슨 태블릿을 상품으로 주고 제한 시간만 얼마 이렇게 광고하는 영어 강의를 본 적이 있을 텐데 그것과 똑같다. (실제로는 제한 시간이 지나면 다음 차수의 제한시간이 시작되는 그런 광고 많이 봤을 것이다.) 강의의 핵심은 누가 어떤 내용의 강의를 하느냐인데, 패스트캠퍼스의 강의 소개 페이지에서는 이 내용을 찾기가 너무 힘들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자동차에 관한 강의 소개 페이지라고 하면 자율주행이 시장에 가지는 의미와 전망, 앞으로 이쪽을 공부하면 얼마나 좋은지 등에 대해서는 스크롤을 몇 번 내려도 이어질 만큼 소개하면서 정작 강사가 누군지는 찾기가 정말 힘들다. 어떤 커리큘럼으로 가르치는지도. 

 

2. 강의의 질

강의의 질이 어떠냐에 대해서는 주관적인 부분이라 개인의 판단에 맡긴다. 다만 나의 경우 강의 질의 편차가 굉장히 컸다. 마치 골동품 시장에서 물건을 사는 느낌인데 정말 보는 눈이 있고 잘 사면 대박 상품을 싸게 살 수 있다. 하지만 그럴 확률이 별로 없듯이 자기가 강사나 커리큘럼을 보는 눈이 없다면 대부분 그저 그런 상품을 그저 그런 가격에 사는 것 같았다. 

 

3. 앱 없음(동영상 플레이어)

별도로 제공되는 앱이 없다 보니 접점도 줄어든 느낌이다. 패스트캠퍼스 웹페이지 바로가기를 홈화면에 만들어두고 있지만 효용이 별로다. 특히 예전에 90만 원짜리 1년 구독형 상품을 한정으로 판 적이 있었는데(이것도 나중에 보면 모든 강의를 들을 수 없는 상품이었다...) 여기에 해당하는 강의를 들으려면 별도 페이지에 가서 거기서 다시 로그인을 하고 강의를 선택하고 들어야 한다. 

 

제안

1. 신뢰 회복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패스트캠퍼스 광고가 뜬다. 이제는 패스트캠퍼스 광고가 아무리 궁금해도 누르지 않는다. 더 이상 속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패스트...'로 시작하는 빨간 글씨만 봐도 든다. 패스트캠퍼스의 비즈니스 모델 구조가 강사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도 끝도 없이 다양한 상품을 늘어놓고 만물상을 지향하는 것은 알겠다. 하지만 소비자 신뢰 회복이 최우선이라 생각한다. 내가 기만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없애지 못한다면 상방이 제한된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2. 마케팅

이제 제한시간을 두고 막 지금 구매하지 않으면 앞으로 가격이 올라갈 것 같은 느낌을 주고 구매를 유도하는 그런 마케팅은 그만하면 좋겠다. 이제 그런 광고는 트렌드도 지나지 않았나 싶다. 좀 더 본질에 접근해서 수강생들이 필요한 부분을 정확히 얘기해 주고 분명한 강의 정보를 제공해서 합리적이고 완전한 판매가 되었으면 한다. (금융권에선 불완전 판매를 근절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유데미

장점

1. 폭넓은 강사진과 강의, 수강생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강의 플랫폼이다 보니 강사진과 강의의 폭이 압도적으로 넓다. 원하는 강의를 대부분 찾을 수 있고, 절대적인 회원 수가 많기 때문에 평점이 어뷰징을 할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강의 선택 시 큰 도움이 된다.

 

2. 싼 가격 & 평생수강

대부분의 강의가 14,000원이면 구매 가능하다. 평생 수강은 덤.

 

3. 훌륭한 앱(동영상 플레이어)

유튜브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다른 강의 서비스에 비해 제공되는 앱과 동영상 플레이어가 좋다. 강의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단점

1. 가격 어뷰징

이건 뭐 A/B 테스트라고도 볼 수 있지만 접속하는 시간, 단말기, 로그인 여부에 따라 가격을 마음대로 바꾼다. 옆에 있는 친구랑 같이 보고 있어도 누구는 190,000원에 누구는 14,000원에 노출된다. 유데미도 정가를 주고 사면 바보다. 모든 강의를 14,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는 생각을 지켜보자. 거의 30일 안에 14,000원에 살 수 있을 것이다. 

 

2. 영어

한국어로 제공되는 강의도 요즘 좀 생기고 있지만 대부분 영어를 좀 할 줄 알아야 수강에 어려움이 없다. 반대로 말하면 영어 리스닝이 좀 되는 사람에게는 천국과도 같다.


클래스101

장점

1. 셀럽

여기는 개발 이외의 강의가 많은데 뭐 신사임당의 스마트스토어 강의라든가 유명한 안무가의 강의 등이 타 플랫폼에 비해 독보적이다. 이런 셀럽의 강의를 온라인으로 들을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이다.

 

단점

1. 끊임없는 수강 방해

강의 수강을 하다 보면 여러 포인트(?) 뭐 이런 걸로 끊임없이 수강을 방해한다. 한번 틀어놓고 쭉 듣고 싶은데 강의가 자꾸 멈춘다. 무슨 미션을 하면 어떤 혜택을 준다. 댓글을 달아라 뭐 이런 종류의 인터럽트가 정말 많다. 운전을 하면서 듣기 최악의 강의 사이트가 아닌가 싶다.

 

2. 끊임없는 할인 쿠폰

클래스101이 할인 쿠폰을 뿌리는 걸 보면 인프런이나 유데미는 애교 수준이다. 할인 쿠폰 인플레이션으로 정말 쿠폰의 가치가 정크 수준으로 떨어진 걸 아는지 모르는지 이런 쿠폰을 계속 뿌린다. 푸시를 받는 소비자는 이제 왠만한 금액의 할인 쿠폰엔 반응도 하지 않게 만든다. 어차피 쓸모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제안

1. 최악의 구독 모델

얼마 전 클래스101이 구독 모델로 전환을 했다. 개인적으로 근래에 본 최악의 의사결정이 아닌가 싶다. 클래스101은 셀럽이 먹여 살린다 할 수 있을 정도로 강의의 편중이 심한 플랫폼이다. 어떤 셀럽의 강의를 위해서는 얼마든지 지불 가능하지만 다른 강의는 관심도 없는 사람들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구독 모델로 모든 강의를 풀면 1,000,000만 원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사람도 19,000원을 지불한 후 해당 강의 수강 완료 시 즉시 이탈하게 된다. 어떻게 이런 의사결정을 했는지 정말 궁금하다. 클래스101에만 있는 유니크한 셀럽 강의를 이렇게 헐값이 넘기지 말아야 한다. 

 

2. 본질에 충실한 현실적인 계획

얼마 전 기사를 보니 지금 수작업으로 하는 강의 품질 개선을 AI를 통해 하고, 개발자도 2배 더 뽑을 거라는데.. 상식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다. 사람이 수작업으로 검수하는 강의 품질을 AI로 높이겠다고 하는 계획은 현실성은 접어 두고라도 클래스101 사업의 본질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지금도 적자인 상황에서 구독 모델 전환으로 수익률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개발자를 2배 더 뽑겠다는 건 어떻게 가능할까? 지금 있는 인력의 대규모 퇴사로 개발자 2배 충원이 사실 숫자 상으로는 얼마 안 되거나, 신규 투자로 돈 넣어줄 사람을 데려오지 않는 이상 어렵다고 본다. 시리즈 B 400억이 넘는 투자금을 받고도 현재가 같은 수준이면 새로 돈을 넣을 투자자는 없지 않을까? 지금 클래스101은 내가 누구고 여긴 어딘지 모르는 상황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길을 인도할 현명한 선장이 필요하다.

 

3. 제한된 셀럽의 숫자

클래스101이 끊임없이 셀럽을 소싱하고 강의를 만들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특히 이렇게 모든 강의가 구독으로 풀리게 되면 신규 진입하는 셀럽 입장에서는 자신의 강의가 19,000원에 팔리는 꼴이기 때문에 망설일 수밖에 없다. 클래스101을 지탱했던 힘은 셀럽이 셀럽을 모으는 것인데(어 저 사람도 있어? 그럼 나도 같은) 평판이 낮아지고 싸구려 플랫폼으로 인식되는 순간 신규 셀럽 소싱은 정말 어려울 것이다. 기존 강의 역시 아마 높은 퀄리티로 업데이트되기 힘들 것이라 본다.

 

4. 쪼그라든 공헌이익

클래스101은 셀럽 위주의 강의 편성을 하며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는데 이게 반대로 독이 됐다. 셀럽에 지급하는 강의료가 타사 대비 너무 높기 때문에 신규 강의를 개선하면 변동비가 크게, 그리고 함께 높아지는 구조다. 이렇게 공헌이익이 쪼그라들수록 투자자는 망설이지 않을 수 없다. 밑 빠진 독에 물이 얼마나 덜 셀까 걱정하기보단 아예 새지 않은 항아리에 투자하고 싶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 상황에서 구독형 수익 모델로 전환하는 최악의 의사결정을 했다. 근본적인 비즈니스 모델 재검토가 필요하다.


탈잉

장점

사실 많이 써보지 않아서 장점을 잘 모르겠다. 남들 되는 것 다되고 탈잉에만 있는 강의가 있는게 그래도 장점 아닐까

 

단점

1. 불편한 강의수강(동영상 플레이어)

탈잉 강의를 듣다 보면 무슨 녹화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어 재생할 수 없다는 오류가 계속 뜬다. 크롬 원격 데스크톱 때문이었던 것 같은데 암튼 강의 유출에 최선을 다하다 보니 수강이 너무 불편했다. 탈잉 말고도 위에서 언급한 서비스 중 하나도 같은 오류가 발생하며 강의를 못 들었었던 것 같다. 같은 동영상 플레어어 라이브러리를 쓰는지 오류 메시지도 비슷했던 것 같다. 탈잉에만 있는 강의가 아니면 당장 때려치웠을 것이다.

 

2. 빠른 개발자 이탈 소식

이건 강의 수강 환경과 관련된 단점은 아닌데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중요하게 보는 점이라 단점에 기록하기로 했다. 탈잉으로 이직 소식을 전했던 박미정, 김진중 님이 정말 빠른 기간에 퇴사를 하셨다.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좋은 강의와 훌륭한 비즈니스 모델이 나올 수 있을까 생각했다. 어느 식당이건 아무리 맛이 좋아도 직원이 자주 바뀌는 곳은 웬만하면 가지 않는다. 특히 주방장이 그렇다면 더 말할것도 없고. 그런 곳이 맛이 좋을 리도 없지만.


쓰다 보니 내려올수록 내용이 점점 적어졌는데 실제 자주 이용하게 된 정도와 어느 정도 비례하게 되었다. 적어도 한 개부터 수 십 개씩 직접 구매하며 경험해 본 느낌을 위주로 작성하였는데 지극히 개인적이고 편협한 생각임을 다시 밝히고 싶다. 

 

비판적인 내용도 많고 열심히 고생해서 만든 서비스의 단점을 언급하는 게 마음이 편하지 않다. 지금은 개선된 점들도 있을 것이다. 개인마다 느끼는 정도의 차이가 다를 것이기 때문에 배움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여러 서비스를 두루두루 써보시면서 자신에게 맞는 서비스를 찾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서비스 덕분에 집에서도 편안히 훌륭한 분들의 경험을 들을 수 있게 되어 너무 감사하는 마음이다. 개인적으로 느낀 불편에 대해 여러 비판을 쓰면서도 '제안' 사항을 함께 기재한 것은 이런 고마움과 함께 위의 서비스들이 승승장구하며 영속했으면 하는 바람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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