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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제, 개인이 브랜드다.

by rhodia 2019. 9. 26.

tvN의 예능 <인생술집>에서 가수 홍진영이 언급한 일명 ‘파데(파운데이션)’가 화제다. 그의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소개한 8종의 제품의 거의 동시에 매진되었고 무명 중소 화장품 업체의 BB크림은 하루 1~2개를 팔다가 재고 5,000개를 순식간에 소진시키며 후속 주문 2만 5,000개를 받았다. 중국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웨이보에서는 검색어 4위를 기록했다. (관련기사: 중앙일보)

 


4K급 화질과 엄청난 수의 동시 접속자를 지원하는 유튜브와 페이스북 라이브 같은 서비스는 문자 메시지 보내는 정도의 노력으로 방송국 수준의 방송을 가능케 했다. 마치 자동차의 발명이 우리의 물리적 삶의 영역을 넓혔던 것과 비슷하다. 과거 브랜드 아래 있던 개인들은 이제 스스로 브랜드를 만들며 구조적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인생술집>을 방영한 tvN, 인플루언서 홍진영, BB크림 판매업체 미바(미네랄바이오)는 모두 이 바닥 주류 플레이어로 부르기엔 무리가 있다. tvN은 최근 수준 높은 콘텐츠 제작으로 호평을 받고 있지만 소위 ‘공중파’가 아니다. 홍진영은 대형 소속사도, 아이돌 그룹도 아니며 젊은 신인을 찾기 힘든 트로트 장르 가수다. 미바는 직원 30명의 중소기업이다. 판의 소유주가 아닌 각자의 역량이 빛나는 시대. 껍질을 벗고 알맹이가 브랜드가 되는 순간이다.

 

개인의 브랜드화는 집단의 기성 브랜드와 다른 의미를 가진다. 누구나 시도할 수 있고 초기 비용이 사실 상 무료이며 외부 요인이 아니라 콘텐츠나 제품 자체의 역량이 성패를 가르는 주요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가 만든 브랜드는 개인의 경력과 관심사, 살아온 삶의 가치관을 반영한다. 한 순간에 만들 수 없는 것이며 깨지기 쉬운 것이다. 그런 구조적 한계는 비싸다는 뜻이며 신뢰를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개인이 브랜드가 되는 세상에서는 회사에 들어가지 않아도, 방송국 같은 기성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수수료를 주지 않아도 당신이 빛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도구는 널려있다.

 

 

이 글은 브런치에서 이곳으로 블로그를 이사하면서 옮겨진 글이며 2018년 4월 8일 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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