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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미 증시에서 중국 기업 상장폐지 가능성 언급

by rhodia 2019. 9. 28.

2019년 9월 27일 세계 증시 현황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중국 투자 제한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에 미 증시가 또 다시 하락했습니다. 이에 대한 방법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상장 폐지, 미 연기금 투자 축소 등이 언급되었고 알리바바는 이 여파로 장중 -7% 하락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임박한 가운데 나온 발표여서 협상 지렛대로 사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지만 이유야 어쨌든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트럼프는 이미 위협의 도구로 내세운 - 많은 사람들이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본 - 몇 가지들을 실행에 옮긴 이력이 있기 때문에 이 위협이 단순 위협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중국은 여러 선택지의 최선을 고민하던 중 다른 선택에 직면했습니다. 트럼프는 지금까지 협상의 대상이 된 것을 주고 받는 것으로 싸우는데 그치지 않고, 원래 가지고 있던 것을 뺏고 다시 줄지 말지 결정하도록 하는 방법을 자주 써왔습니다. 사람은 가질 수 있는 것을 못가지는 것보다, (그것이 잠시일지라도)가졌던 것을 빼앗기는 상실감을 더 크게 느낍니다. 

 

미 증시 하락의 이유로 소비지표 하락도 언급되고 있지만 이는 중국과의 분쟁과 협상이 시작될 때부터 사람들이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것입니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국은 이런 무역, 금융 전쟁에서 충분히 견딜 수 있는 체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도 불구하고 미 소비지표가 하락을 하지만 패닉하지 않는 것은 이런 결과의 방증입니다. 미 행정부는 각종 중요 경제 지표에 대해 대응할 여러 옵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위안화 절하, 지준율 인하는 이미 시행하고 있고 남은 옵션도 별로 없습니다. 

 

투자에 있어, 그리고 전쟁에 있어 승패에  - 어쩌면 가장 -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시간'입니다. 시간이 없는 쪽은 조급해질 수 밖에 없고 결국 악수로 이어집니다. 단숨에 모든 것을 차지하고 끝내고 싶은 열망이 가득하고, 마치 가능할 것 보이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시간이 없는 쪽은 결국 집니다. 때론 이것은 마음가짐의 문제일수도 있고, 자본의 문제일수도 있고, 각자의 욕심에서 비롯될 수도 있습니다. 

 


미국은 여러 가지 면에서 손에 꼽을 만한 전성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에너지 부문에 있어 더 이상 중동에 목매지 않아도 됩니다. 채산성 높아진 셰일가스는 미국을 에너지 수입국에서 사실 상 순 수출국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말은 기업들이 기름을 써서 뭔가를 하는 (사실 대부분의 기업 활돌이 여기에 포함됨) 일을 할 때 원가가 낮아진다는 말이며, 미 본토가 공격당하지 않는 이상 불확실성이 0에 가까운 에너지 공급원을 갖추었다는 말입니다. 미국은 이미 천연가스는 남아돌아 버리는 양도 엄청납니다. 한국 조선 기업들은 LNG 선박 수주가 늘어자는 것은 이런 미국의 셰일혁명과 관련이 있습니다. (LNG는 천연가스처럼 부피가 크고 이동이 어려운 에너지를 작은 부피로 만들어 이동하기 쉽게 액화시킨 것입니다.) 중국은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지만 전체를 자체적으로 해결하긴 불가능합니다. 

 

금융 부분에 있어 미국의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금융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며, 기축 통화국입니다. 금과 버금가는 안전자산 달러를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찍어 낼 수 있습니다. 기축통화국이라도 그 나라를 운영하는 시스템이 공산주의라면 다를 것입니다. (애초에 공산주의 통화가 기축통화가 될 가능성이 희박하긴 하지만요) 하지만 미국은 자유민주주의를 가장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나라입니다. 따라서 얼마든지 찍어 낼 수 있어도 그렇게 하지 않고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금융은 신용을 먹고 자랍니다.

 

단일시장으로 미국만한 규모의 건전한 시장을 찾긴 어렵습니다. 중국은 남부 해안과 주요 도시 몇 개를 빼면 찢어지게 가난합니다. 인구가 13억을 넘는다고 하지만 실제 소비시장에서 의미있는 지출을 하는 인구 수는 많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중국은 시장에 진입장벽을 치고, 부채 레버리지를 이용해 지금까지 큰 폭의 경제 성장을 견인해왔습니다. 그러면서 국내 물가상승율 억제와 부채 수출, 해외 원자제 확보, 위안화 가치 확보 등을 위해 '일대일로'라는 사업을 추진해왔습니다. 하지만 미국과의 분쟁으로 이런 정책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몇 달 전 중국이 에너지 확보와 미국 본토 위협을 위해 56조를 쏟아부은 베네수엘라의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는 기사들을 보셨을 겁니다.) 중국에서 뭔가 해보려는 사람들은 그들이 법인을 설립할 때 어떤 조건을 제시하는지, 위안화 국외 반출을 어떤 식으로 통제하고 있는지 다들 겪으셨을 것입니다. 아직까지 중국은 큰 시장인 것 같지만 여전히 작고, 기회의 땅으로 보이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땅입니다.

 

경제는 성장할수록 0.1%를 올리기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 그런 면에서 미국의 GDP 성장률은 주목할만 합니다. 미국은 중국에 달러를 넣고 팽창시킨 후 회수하면서 알맹이 자산을 흡수하고 패권국의 지위를 강화려하고, 중국은 미국의 이런 전략을 누구보다 어느 때 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일본처럼 당하지 않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미중무역 전쟁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미증시가 상승 하락을 반복할 때 마다 무역협상이 긍정적, 부정적 이라는 이유가 나오지만 이건 그냥 노이즈 수준입니다. 미중무역이 오래 같다는 전제를 깔고 FOMC가 금리를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기업 영업이익이 크게 줄고 있는 가운데 진짜 바닥을 확인해가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에너지 확보 전쟁에서 중동에 크게 의존적인 우리나라가 미국의 중동 이슈에 대한 방관으로 에너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그 정도가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기업의 이익은 큰 수준으로 하락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정부의 정책 방향도 긍정적이진 않습니다. 국내 소비 심리는 당분간 좋아질 가능성이 없다고 봅니다. 수 년 후에 완공되는 분양 부동산이 서울 외곽 지역에 있고, 부채를 끌어다 써야 한다면 투자를 재고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여차하면 초피받고 팔지 뭐라는 생각을 한적이 있다면 적절한 때가 아닙니다. 부동산은 주식과 다르게 유동성이 낮기 때문에 매도하고 싶을 때 시장가로 매도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단순히 금리가 낮아진다고 부채를 끌어쓰면 안됩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디플레이션 초기에 있습니다. 요즘은 현금 자체가 좋은 투자 방법이 될 때가 많습니다. 원금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한 때입니다. 전문 서퍼들은 바다의 상황과 상관없이 탈 파도는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건 일부 전문 서퍼와 서퍼의 서핑을 중계하며 돈을 버는 사람들의 말입니다. 바다의 상황이 좋지 않다면 바닷가에 가지 않는 것이 더 좋을 때도 있습니다. 결정은 스스로의 몫입니다. 

 

 

관련 기사: https://finance.yahoo.com/news/stock-market-news-september-27-2019-12193189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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