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아의 노래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은 1987년 발매된 <사랑하기 때문에> 앨범에 수록된 곡이다. 유재하는 이 1집을 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25살의 나이로 교통사고를 당해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그의 노래는 그 특유의 음색으로 늘 많은 생각을 하게 했는데 이진아는 피아노와 떨리는 숨소리로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이제야 곡이 완성됐다.
“만나지 못할 걸 서로는 알았을까?”
벌써 일주일째..
그래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딘가엔 이 마음을 풀어놓아야 좀 진정이 될 것 같았다.
이진아의 이번 편곡은 유재하의 그것을 다시 부른 것이 아니며 선배 가수에게 들려주는 후배 가수의 답가가 아니다. 30년 전 그가 지냈던 시간과 공간, 그리고 수많은 상념, 그리고 젊은 청춘의 고민을 덤덤히 털어놓았던 그에게, 이미 너무 늦은 것을 알아 버린, 그래서 목까지 찬 울음을 토할 수도 삼킬 수도 없어 무기력해져 버린 연인의 독백 같았다. 같은 음으로 연주되는 피아노는 마른 눈물을 담은 맥박처럼 조급하고 나약했고, 이진아의 허밍과 피아노 연주는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30년이란 시간이 무색할 만큼 둘은 가까워 보였다.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의 <냉정과 열정사이>가 생각난다. 2000년 어느 언저리쯤 만나기로 약속했던 연인처럼 유재하와 이진아의 외롭고 뜨거운 시선이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에 있었다. 내 마음에 비친 네 모습을 서로에게 이야기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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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들 수 없는 꿈의 조각들은 하나 둘 사라져 가고 쳇바퀴 돌 듯 끝이 없는 방황에 오늘도 매달려가네
거짓인 줄 알면서도 겉으론 감추며 한숨 섞인 말 한마디에 나만의 진실 담겨있는 듯 이제와 뒤늦게 무엇을 더 보태 하나 귀 기울여 듣지 않고 달리 보면 그만인 것을 못 그린 내 빈곳 무엇으로 채워지려나
차라리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그려가리엇갈림 속에 긴 잠에서 깨면 주위엔 아무도 없고 묻진 않아도 나는 알고 있는 곳 그곳에 가려고 하네
근심 쌓인 순간들을 힘겹게 보내며 지워버린 그 기억들을 생각해내곤 또 잊어버리고 이제와 뒤늦게 무엇을 더 보태려 하나 귀 기울여 듣지 않고 달리 보면 그만인 것을 못 그린 내 빈곳 무엇으로 채워지려나
차라리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그려가리이제와 뒤늦게 무엇을 더 보태려 하나
귀 기울여 듣지 않고 달리 보면 그만인 것을
못 그린 내 빈곳 무엇으로 채워지려나
차라리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그려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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