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

문정아 중국어 수강 후기

by rhodia 2019. 9. 26.

이 글은 브런치에서 이곳으로 블로그를 이사하면서 옮겨진 글이며 2017년 1월 23일에 최초 쓰였습니다

(최종 업데이트: 2018년 8월 14일)

 

다 좋은데, 이런 점은 정말 안 좋아


2016년 6월 결제 이후 약 6개월이 지났고 겨우 할부금 납부가 끝났다. 새로 시작하려는 분들에게는 참고가, 불편한 부분은 개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후기를 남겨 본다.

 

__

 

안 좋은 점

저질 큐레이션

강좌가 많은 것 같지만 큐레이션이 제대로 안되어 있어서 어떤 게 쓸만한지 잘 모르겠다. 몇 개 들어봤지만 ‘쉬운 중국어 CHIN’만 듣게 된다. 사용자 입장에서 강의 분류를 한 게 아니라 콘텐츠 제공자 입장에서 분류를 해둔 느낌이다. 나한테 맞는 강좌를 찾으려면 하나하나 눌러 다 들어봐야 하는데 엄두가 안 난다. 아마 아직 발견하지 못한 좋은 콘텐츠도 많을 것이다.

 

지금까지 들어본 강의

  • 쉬운 중국어 CHIN STEP 1, 2, 3
  • 왕초보 여(행의) 신 중국어
  • 중국 유람기 – 북경편
  • 중국어 첫걸음 대박패턴 100
  • 리듬 중국어

어플(App)이 너무 후지다.

앱 개발 등 소프트웨어 쪽으로 잘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6개월 내내 들었다.

 

1. iOS 업데이트 때마다 “이 앱을 사용하면 아이폰이 느려질 수 있다”는 경고를 받는다.

(2017년 1월 업데이트 후에도 동일하게 발생)

 

2. 일부 강좌에서 한 강의 끝날 때마다 나오는 ‘수강 시간 전송’은 정말 짜증을 유발한다. 강제로 노출되기 때문에 몇 초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통계 파악을 위해 수강 시간을 서버로 전송할 순 있지만 학습자에게 왜 그걸 매번 노출하는지 아직도 이해할 수가 없다.

 

3. 지금까지 강좌 수강 후 자꾸 수강 리스트 최상단으로 목록이 이동돼서 다시 이전에 듣던 강의를 스크롤해서 찾아야 해 정말 불편했다. 이번에 업데이트된 버전(2017년 1월 기준)은 스크린을 분할해 화면과 리스트를 상, 하로 반반씩 노출하도록 변경됐기 때문에 이런 문제는 없어졌는데, (아래 캡처와 같이) 화면이 작아져 자막 부분이 플레이어 컨트롤 부분에 가려져 찾고 싶은 위치를 정확히 찾을 수 없다. 게다가 동영상을 앞, 뒤로 움직이는 컨트롤러도 미세조정이 안되고 앞, 뒤로 훅훅 움직인다. 이럴 거면 오히려 이전 버전이 더 낫다.

 

동영상 컨트롤러가 화면의 반을 가린다

4. 백그라운드 재생이 안된다. 화면이 꺼지면 강좌도 꺼진다..

 

5. 앱이 업데이트되거나 하면 로그인이 풀려버린다. 자주 있는 일이 아니지만 엄청 불편하고 짜증스럽다. 사람 많은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이러면 그날 강의 듣는 건 포기해야 했다. 비밀번호 찾기를 해도 휴대폰으로 인증 문자가 안오는 건 벌써 몇 달째 똑같다.

 

6. 웹뷰(WebView)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로그인 페이지 조차 https 적용이 안되어 있다, 그러니까 SSL을 이용한 보안 통신을 하지 않는다는 말. 공개된 와이파이 환경에서 패킷 스니핑을 하면 아이디, 패스워드가 그대로 노출될 수도 있다.

 


강의 구성

쉬운 중국어 CHIN 강의 시작 시, 쓸데없는 부분이 길다. 

초반에 재생되는 북소리 들리며 나오는 로고는 쉬운 중국어 CHIN 강좌 가준 7분짜리 강좌 184개를 듣는 동안 매일 봐야 한다. 한 20초 정도 되니까 184 강좌 * 20초 = 3,680초. CHIN 강좌를 다 듣는다면 약 60분은 낭비하는 셈이다. 그래서 아예 복습할 경우엔 2분 정도로 동영상을 이동시켜서 본다. 매우 불편하다. 강의 중간 계속해서 나오는 명언(?)과 문정아 중국어에 대한 홍보 역시 짜증을 유발하는 요소 중 하나다.

 

잘못된 발음의 반복 학습(?)

쉬운 중국어 CHIN을 들어보면 선생님 발음 후 학생들 발음 따라 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이게 어떨 때는 선생님 발음보다 더 크게 들린다. 게다가 마지막에 들리기 때문에 이상한 발음이 자꾸 머릿속에 남게 된다. 차라리 학생 따라 하는 게 필요했으면 소리를 좀 줄이든지, 최소한 올바른 발음을 하는 사람을 섭외했었으면 좋았을 뻔했다. 이건 들을 때마다 너무 힘든 부분 중 하나. 틀린 발음만 기억에 남는다..;;;

 


기타

쓸모없는 태블릿

함께 (사실 상 내 돈 주고 사는) 태블릿은 배터리, 터치, 성능 등 모든 부분이 최하위권이다. 큰 기대하지 말자. 거의 쓸모가 없다. 혹시 스마트폰을 안 쓰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생각보다 별로, 리듬 중국어

요즘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있는데 듣다 보면 뭔가 부담 없고 신나는 것처럼 계속 듣게 된다. 좋은 것 같지만 지나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다. CHIN 중국어 강좌처럼 대화나 상황에서 익히는 게 아니고 짧은 단문을 간단히 반복하는 것이라 나에게는 별로 효과가 없었는데, 이 부분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광고를 보고 저것만 들으면 쉽게 금방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스스로 어떤 타입인지 수강신청 전에 생각해보면 좋겠다.

 


좋은 점

좋은 점은 단 하나다. 지금까지 신청한 인강 중 문정아 중국어만큼 오랫동안 꾸준히 반복해서 들은 강의가 없었다. 덕분에 중국에서 잠시 생활할 때도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다. 몇 십만 원이라는 돈이 굉장히 부담스럽고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단점도 정말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한 몇 안 되는 인강 중 하나다. 다시 중국어를 들어야 한다면, 문정아 중국어를 선택하지 않을까. (태블릿 빼고)

 

제발 앱 좀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선생님들 별로 강좌가 나눠졌있었으면 좋겠다. 단순히 강좌 수 늘리는데 이용하지 말고 오래되고 질 낮은 강의는 과감히 분리하거나 버렸으면 좋겠다. 그래야 남아있는 좋은 강의를 학습자들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 큐레이션에 신경 좀 썼으면 좋겠다. 아직 개선될 여지가 너무 많은 것 같은데 너무 아쉽고 안타깝다. ‘왕초보 여(행의) 신 중국어’와 같은 꿀 강좌는 이것저것 안 눌러봤으면 다른 강의에 묻혀서 못 찾을 뻔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앱을 개선하려면 소프트웨어에 대한 비용 투자가 수반되어야 한다. 비용이 여의치 않다면 차라리 리듬 중국어 광고를 줄어자.

 

얼마 전 일본에 출장을 갈 일이 있었는데 지하철이 너무 복잡했다. 길을 묻는데 영어가 잘 통하지 않았다. 일본어는 틈틈히 공부하고 있지만 내 수준에선 원하는 질문을 하고 답을 듣기 어려웠다. 그러던 도중 지하철 플랫폼에서 당연히 일본인인 줄 알고 길을 물었던 사람이 갑자기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你是中國人吗?

 

어찌나 반갑던지. 문정아 중국어에서 배운 몇 가지 문장으로 간단히 길을 묻고 감사을 표했다. 요즘 여러모로 고마움을 느낀다. 1년이 넘게 꾸준히 듣고 있는 문정아 중국어 인강. 아래는 지금까지 내가 들어본 강의 중 추천하고 싶은 강의 목록이다. 계속 수강하면서 이곳에 업데이트 할 예정 (마지막 업데이트 일자: 2017.07.05)

 


쉬운 중국어 CHIN 1, 2, 3

말이 필요없는 문정아 중국어 대표 강의. 오래 전에 만들어져 현재 상황과 좀 괴리감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강추. 2017년 현재 버전으로 리메이크해서 ‘쉬운 중국어 CHIN 2017’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왕초보 여(행의 )신 중국어

여행에서 많이 쓰이는 상황을 정홍조 강사님이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왕초보 중국어 과외

듣고 있는 중이지만 너무 유용한 강의. 언어 공부을 하다보면 문장 구조를 익히고 의식하면서 연습할 때와 아닐 때 차이가 크다는 걸 깨닫게 된다. 이 강의는 그래서 너무 소중하다.

 

동그레, 발그레의 중국생활백서

간단한 문장은 어느 정도 익혔다면 이 강의를 한번 보자. 중국에서 만났던 많은 상황들이 재미있고 부담없이 담겼다. 특히 중국인 역할로 나오는 선생님은 현지 사람들을 바로 옆에서 만나고 있는 느낌이어서 정말 좋았다. 이 선생님이 등장하는 강의가 더 있는지 찾아보는 중.

 

덧붙임1, 중국어를 배우고 싶지만 아직 돈을 내고 들어야 하는지 확신이 안서는 분들께

아래 유튜브 강좌를 한번 들어보세요. 이 강좌들은 제가 문정아 중국어 신청 전에 미리 알았었다면 유료 강의 수강 신청을 좀 미루고 모든 영상을 다 봤을 정도로 매력적입니다. 문정아 중국어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니 테블릿과 같은 부가 상품에 눈이 멀어 덥석 신청하지 마시고 꼭 체험해보시기 바랍니다. (부가 상품은 정가로 표시된 원래 가격을 싸게 산다고 착각하시면 안됩니다. 그냥 사려고 해도 그정도 주면 삽니다. 큰 할인 없이 자기돈 주고 사는거라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중국어에 흥미가 있는지, 내가 얼마나 꾸준히 듣는 스타일인지, 뭔가 내가 불편해하는 점을 유료 강의가 채워줄 수 있을 것 같은지 와 같은 질문들에 한번 스스로 답해보세요. 그리고 그렇게 내가 불만인 점을 채워줄 수 있는 강의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수 많은 유튜브 채널이 있고, 차이나탄, 중단기, 시원스쿨 중국어 등 다양한 서비스가 있습니다.

 


추천1. 치디앤중국어

말이 필요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양질의 강의가 무료로 올라와 있다는게 신기할 정도에요. 너무 좋습니다!

 

 

추천2. EBS 중국어

EBS는 중국어 뿐만 아니라 정말 언어 배우기 좋은 컨텐츠를 끊임없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에도 무료로 몇 년치 강좌가 올라와 있는 경우도 많으니 자신과 맞는 강의를 한번 찾아보세요.

 


문정아 중국어 2년차 수강 후기 업데이트 –

1. 올패스평생회원반은  365일 중 100일을 인정받아야 하는데 하루 30분 이상 들어야 1일 인정됩니다. 매일 매일 10분, 15분씩 들어봐야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자칫하다간 평생회원반인 줄 알았는데 1년 수강에 몇 십만원 지출할 수 있습니다.

 

2. 수강한지 2년이 다 되어가는데 앱은 여전히 수준 이하입니다. 강의 수강자 입장이 아니라 광고 홍보자 입장에서 제작되어 있는 느낌입니다. 여전히 백그라운드 재생은 안되고, 주머니에 넣어두면 이것 저것 화면이 눌러지기 때문에 제대로 들을 수가 없습니다. 화면 잠금 기능이 있긴 한데, 딱 화면만 잠깁니다. 다른 메인 메뉴 버튼이나 강의목록은 눌러지기 때문에 아무 의미없습니다. 메뉴는 이동할 때 마다 새로고침을 하며 짜증을 유발합니다. (사실 이젠 포기했어요.)

 

3. 최신 업데이트 되는 강의 중에 들을만한 강의가 별로 없습니다. 사실 이게 가장 큰 단점입니다. CHIN 중국어가 좀 오래전에 제작되었지만 좋습니다. 1, 2, 3편이 있기 때문에 이것만 여러 번 들어도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입니다. 새로 제작되는 강의들은 리듬중국어, 마중텔, 중국 유람기, 중국 뉴스 트렌드 뭐 이런 종류의 것들인데 시간만 까먹는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한국어로 거의 대부분 얘기하기도 하고, 영상 앞뒤에 로고, 인트로 음악, 인사, 오늘의 명언 이런거 듣다보면 이게 뭔가 싶을 때가 많습니다. 문정아 선생님의 명성으로 현상 유지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한데 양질의 컨텐츠 제작에 좀 더 신경써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의 명언이나 강의 중 불필요한(쓸데없는) 얘기는 수강에 굉장히 방해가 됩니다.

 

4. HSK강의가 부실합니다. 좀 공부하다보면 쉬운거라도 HSK를 한번 봐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들을만한 HSK강의가 없습니다. 특히 낮은 급수(1, 2, 3급) 쪽 컨텐츠는 1~2개 수준이고 온라인 강의에 최적화 되지 않았으며 옛날 스타일입니다. (노량진 교탁에서 녹화한 것 같은 느낌. 심지어 OHP를 사용합니다. 인강에서 1번에 1, 2번에 3 뭐 이런식으로 정답 불러주는 경우는 처음 봤네요.)

 

5. 대대적으로 수강 앱과 콘텐츠를 정리하지 않는다면 문정아 중국어를 듣겠다는 분을 말리고 싶은 생각이 요즘 좀 듭니다. 강의 개수만 부풀릴게 아니라 불필요한 강의 목록에서 빼고, 오래된 강의는 리뉴얼 하고, 사람들이 원하는 강의를 신규 제작하여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부 다 돈드는 일이라 투자가 필수이고, 문정아 중국어 회사 입장에서는 이 기간 동안 손익이 나빠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결단을 내릴 시기라 생각합니다. 현상을 유지하고 마케팅 비용을 늘리는 의사결정을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6. 중국어 수강을 원하는 분이 있다면 EBS 강의를 가장 먼저 살펴보시고, 팟캐스트와 유튜브를 검색해보세요. 그 다음 꾸준히 듣는 강의가 생기고 호감이 생기는 강의 스타일과 컨텐츠가 있다면 그런 인강을 찾아 돈주고 수강해도 늦지 않습니다. 절대 사은품(노트북, 에어팟, 테블릿 등)에 혹해서 구매하지 마세요. 따로 사는게 더 쌉니다.

 

반응형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캐리 언니의 퇴사  (0) 2019.09.26
털털함의 강박  (0) 2019.09.26
[구해줘]를 읽고  (0) 2019.09.26
‘카카오 알림톡’ 유감  (3) 2019.09.26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  (0) 2019.09.25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