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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위메프는 계속 버틸 수 있을까

by rhodia 2019. 9. 26.

요즘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원더xxx’ 식으로 붙는 원더쇼핑 관련 키워드가 자주 오르는 것이 보인다. 반값 행사를 걸고 시간 대 별로 제한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데 에어팟부터 여행 상품까지 다양하다. 실시간 검색어를 인위적으로 올리는 것인지 사람들이 관심을 보여서 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원더쇼핑은 위메프에서 하는 쇼핑몰이다. 위메프는 초기에 MD가 상품을 찍어 파는 딜 위주의 소셜 커머스로 시작했다가 누구라도 판매자가 되어 물건을 파는 ‘셀러마켓’이라 서비스를 열었었다. (셀러마켓과 비슷한 구조가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다.) 그리고 약 1년 만에 서비스를 닫았다. 그리고 출시한 서비스가 다시 딜 위주의 원더쇼핑이다. 원더쇼핑은 상품을 직접 매입하거나 하지 않고 기존 판매자를 중계하고 딜 광고를 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자체 물류센터를 늘리고 아마존 FBA(Fulfillment by Amazon) 서비스와 같은 로켓배송을 늘려가는 쿠팡과 대비되는 움직임이다. 물론 어느 한쪽이 좋다고 말하긴 어렵다.

 

개인적으로 볼 때 이런 이벤트는 쇼핑몰 오픈 초기에만 좀 쓸만하지 않나 생각한다. 회원가입까지 귀찮은 절차를 마무리하고 몇 번 구매에 실패해보면 짜증이 나지 않을 소비자가 얼마나 될까.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제품을 팔 때는 구매 경험을 개선해가지 못하면 말짱 꽝이다. 맨날 반값 딜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수 초면 같은 상품을 다른 곳에서 얼마에 파는지 알 수 있다. 온라인에는 과거처럼 기업이나 전문 판매자만 있지 않다. 개인도 될 만한 물건 몇 개 소싱해다 팔고 규모를 늘려가는 식이다. 옆집 철수랑도 경쟁해야 하는 시대인 것이다.

 

이커머스에서 가장 중요한 게 가격과 경험임을 생각해보면 굳이 회원가입했다고 원더쇼핑에 갈 일은 없다. 그리고 이미 가격 비교하여 일정 품질의 최저가 찾기는 네이버나 다나와 등이 잘 하고 있는 시장이다.

 


그래서 작년 손익이 궁금했다. 2012~2016년 자료는 더 벨 기사를 참고했고, 2017년과 2018년 자료는 전자공시 자료를 참고했다.

 

한 눈에 잘 안들어온다. 그래프로 그려보면 아래와 같다.

2012-2018 위메프 재무제표 (단위: 억 원)

매출은 2018에 처음으로 꺾였고 당기순손익은 계속 손실이다. 부채는 계속 늘어나고 있고 자본도 계속 마이너스 증가하고 있다. 전자공시에 올라온 2018(제 9기) 재무제표다. 대체로 좋지 않지만 몇 가지 눈에 띄는 것은 –

  • 자산이 줄고, 부채가 늘고 있고
  • 매출이 감소했으나 매출 원가가 낮아져 매출총이익이 증가했다.
  • 판관비는 2017년에 비해 20% 이상 뛰었다.
  • 적자라 법인세가 없다.
  • 위메프는 기업공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관없지만 자본총계가 -2,794억으로 완전자본잠식이라 상장사였다면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 된다.

(단위: 억 원)

  • 영업손실이 390억이지만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플러스를 보이고 있다. (응?) 그러나 이 기사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2018년 재무상태표를 살펴보면 유동부채 대부분이 미지급금이기 때문에 현금흐름이 좋게 보이는 착시를 만들었다.

  • 아래 급여와 퇴직급여가 크게 늘었는데 크레딧잡에서 총인원을 살펴보니 해당 시기에 많은 인력충원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초록색 네모는 2017년, 파란색 네모는 2018년)

급여와 퇴직금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실제 인력 충원이 많았음을 알 수 있다. 출처: 크레딧잡

 


네이버 검색어에 자꾸 원더쇼핑이 올라오고 광고 기사와 블로그도 홍수처럼 많아지는 것 같아 위메프 재무제표를 좀 살펴보고 싶었다. 생각보다 더 좋지 않은 상황인 것 같은데 원더쇼핑은 위메프를 구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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