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아이가 어느 순간 말대꾸를 하고 자기 생각을 주장하기 시작하면 당황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서운한 감정과 함께 가끔은 화를 참지 못해 아이와 골이 깊어지기도 한다. 이런 시기가 오면 부모들은 고민한다. 어떻게 키워야 잘 키우는 것일까.
자존감은 어떤 모양일까
자존감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 본 단어다. 이게 있어야 좋고, 이걸 가지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은 한다. 하지만 자존감이 어디 형태가 있는 것인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도 모른다. 하물며 나 조차 그걸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 그런데 어떻게 아이에게 그것을 가지게 해줄 것인가.
자존감 형성, 어떻게 도울 수 있나
자존감의 형태와 탄생은 학문으로 연구해도 끝없는 주제다. 하지만 부모가 아이의 자존감, 그러니까 아이가 스스로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비교적 명확하다. 아이를 사심없이, 대가없이, 결과에 대한 기대없이 그저 사랑으로 바라봐주는 것이다.
“난 항상 그렇게 해주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다시 한 번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아이가 – 어른의 입장에서는 하찮아 보일 수 있는 – 무언가를 가지고 와서 자랑하고 있는 상황을 떠올려보자. 아마 단 1분도 이것에 집중해 아이와 이야기하고 바라봐줬던 기억이 없을 것이다. “어~ 잘했네~”, “우리 00이 최고야”하고 “이제 가서 놀아~”하고 말지 않았나?
어린 시절의 존재감은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시작된다. 주로 학교 친구들과 선생님, 부모의 시선이다. 혹시 내 아이가 유난히 소란스럽거나 큰소리로 집단을 이끌려 하고 있다면, 주목을 얻어내기 위해 과장된 행동을 하고 있다면 아이의 자존감 형성에 어려움이 있지 않은지 살펴야 한다.
자존감 그 자체는 목적이 아니다
자존감은 목적이 아니라 도구 일 뿐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 아이의 자존감을 만들기 위해 무언가를 하려다보면 조급해지고 자꾸 확인하며 측정하게 된다. 그럴 수록 아이는 더 멀어질 뿐이다.
아이가 자존감이라는 걸 가지고 살아가게 하려면
아이도 한 사람의 독립된 인간임을 인정하고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것이 되지 않으면 많은 부분에서 틀어진다. 부모는 아이가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보편적인 사회적 기준과 가치에 맞춰 큰 틀을 만들고 교육이라는 방법을 통해 아이와 투명하게 소통하고 가르치면 된다. 부모의 기분에 맞춰 그 틀의 모양과 크기가 마음대로 변한다면 아이는 그 변덕에 맞춰 늘 기준을 새로 설정해야 한다. 눈치를 보게 되는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스스로를 믿고 존중할 수 있는 아이는 없을 것이다. 부모는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이 아이가 어리기 때문에 휘둘 수 있는 부당한 권력이 아닌가 반드시 돌아봐야 한다.
아이가 슬프고 힘들어할 때, 또는 자지러지게 웃으며 기뻐할 때 그 감정을 아이가 알 수 있게 도와주고 공감해주는 노력 역시 필요하다. “00가 이럴 때 기분이 좋지 않구나” 하는 부모의 공감은 아이가 “나는 00할 때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어”처럼 스스로의 감정을 인식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다.
아이가 부모와 공감하고 합의한 큰 틀안에서 행동할 때 부모는 누구보다 너그럽고 따뜻해야 한다. 실패할 수 있고, 결과물이 좋지 않아도 되며, 더 많은 시도를 하라고 말해줘야 한다. 부모의 테두리에서도 실패할 기회가 없다면 아이는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시도할 수 있을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엄마, 아빠는 언제나 네 편이야” “사랑해” 하는 부모의 따뜻한 시선이다. 조건없이 지켜봐주고 바라봐주는 그런 마음이다. 부모 말고 누가 이걸 할 수 있을까. 조급해하지 말자. 모든 상황을 부모가 컨트롤하려고 하지 말자. 내 아이는 생각보다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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