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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UX를 활용하여 행동변화 끌어내기

by 마켓펀치 2019. 9. 25.

일상 디자인과 내가 좋아하는 일

 

감기에 걸렸다. 이럴 땐 컵이고 수건이고 따로 쓰는 것이 좋기 때문에 “저 수건은 내가 쓴 것이니 쓰지 말고 새 것으로 써”라고 얘기하려다가 그만두었다. 대신 새 수건을 아래처럼 걸어두었다.

 

화장실에 걸어둔 수건의 모습. 왼쪽이 새수건이다. 시커먼 부분은 사진에 들어가버린 필터 때문에… : (

누군가 막 세수를 하거나 손을 닦았다면, 그리고 뒤를 돌아 이 모습을 보았다면 어떤 수건을 선택할 확률이 높을 것인가? (여기서 4.9195%의 정규분포 곡선 귀퉁이에 위치한 그들은 잠시 접어두자.) ‘유심히 기억해야 지킬 수 있는 것’에 기대지 않고 무의식 중에 자신의 사용자 경험에 따라 적합한 방향으로 행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이게 내가 생각하는 ‘일상 디자인’이다. (UX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일상 디자인’이란 말이 내 의도를 더 정확히 표현한다고 생각하여 이렇게 쓴다.) 이런 <일상 디자인>은 공간, 시간, 조명, 행위자 등의 도구를 이용해 어디에나 써먹을 수 있고 행동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참 매력적이다.

 

오늘 생각했던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아래는 흔한 지상 아파트 주차장 출입구의 모습이다.

 

빨간색 선은 운전자가 인지하는 경계. 초록색 선은 신경쓰지 않으면 사고가 날 수 있는 안전 경계

이 부분에서도 적용 가능한 부분이 보인다. 당연히 횡단보도를 그려주면 제일 좋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초록선 위치에 선 하나만 그어도 좋다. 분명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행동의 변화를 끌어내는 방법은 많다. 문제 유발자를 처단(?)하여 근원을 제거할 수도 있고, 법을 만들어 강제적인 구속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늘 풍선효과를 동반하기 때문에 실행은 쉽지만 문제는 다른 형태로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대신 나는 사람들의 행동에 집중한다. “왜?”라는 질문을 통해 그 나름의 이유를 찾고 그것을 범주화해본다. 그러고 나면 장기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고 당장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대략적인 방안들이 나오는데 그중 <일상 디자인>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문제 해결 도구 중 하나다. 작은 생각 하나가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이 블로그의 이름을 “생각의 가치”로 한 이유이기도 한데 이런 일련의 과정들(발견-생각-적용-관찰)이 너무 재미있다고 느꼈다. 예전엔 “좋아하는 일이 뭐예요?”하면 쉽게 대답하지 못했었지만 요즘은 그 답을 좀 찾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 좋아하는 일들이 나의 관심사(경영, 마케팅, 글쓰기, IT, 언론, 문화, 컨설팅 등)와 연결되면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앞으로가 사뭇 궁금해진다. 그전에 몇 개만 다짐하고 가자! : )

 

1. 조급해하지 않기
2. 동의되지 않은 권력에 굴복하지 않기
3. 본질 놓치지 않기

 

조급해하지 말자. 인생에 지금길은 없다. 그렇다고 너무 슬퍼하지도 말자. 함께 걸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가?

P.S. 내가 이 글에서 썼던 ‘일상 디자인’의 개념이 ‘넛지’라는 걸 나중에 ‘넛지’라는 책을 통해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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