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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딸에게 양희은의 목소리로 듣는 내 마음속 이야기 난 잠시 눈을 붙인 줄만 알았는데 벌써 늙어 있었고 넌 항상 어린아이일 줄만 알았는데 벌써 어른이 다 되었고 난 삶에 대해 아직도 잘 모르기에 너에게 해줄 말이 없지만 네가 좀 더 행복해지기를 원하는 마음에 내 가슴속을 뒤져 할 말을 찾지 – 가사 중에서 – 도대체 내 맘을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를 매섭게 밀어내고 소리를 지르던 사춘기 시절의 기억이 거의 잊혀질 무렵 이 노래를 들었다. 응어리로 담아 둔 십 대의 ‘나’와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 ‘나’를 삼자대면하듯 쏟아낸 가사에서 그만 눈물이 나고 말았다. 엄마도, 그 시절의 나도, 서로 같은 말을 하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답답함에 가슴을 치던 시절들이 이제야 사실 같은 지향점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 2019. 9. 25.
내 마음 속에 비친 내 모습 이진아의 노래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은 1987년 발매된 앨범에 수록된 곡이다. 유재하는 이 1집을 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25살의 나이로 교통사고를 당해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그의 노래는 그 특유의 음색으로 늘 많은 생각을 하게 했는데 이진아는 피아노와 떨리는 숨소리로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이제야 곡이 완성됐다. “만나지 못할 걸 서로는 알았을까?” 벌써 일주일째.. 그래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딘가엔 이 마음을 풀어놓아야 좀 진정이 될 것 같았다. 이진아의 이번 편곡은 유재하의 그것을 다시 부른 것이 아니며 선배 가수에게 들려주는 후배 가수의 답가가 아니다. 30년 전 그가 지냈던 시간과 공간, 그리고 수많은 상념, 그리고 젊은 청춘의 고민을 덤덤히 털어놓았던 그에게, 이미 너무.. 2019. 9. 25.
맥도날드 vs 자포스 규율과 자율의 균형 맞추기 헤프닝 어제 맥도날드에서 네살배기 아이와 햄버거를 먹었다. 감자튀김 하나를 먹고 나더니 물이 먹고 싶다고 칭얼대기 시작한다. “조금 있다가 나가서 주면 안될까?” 처음부터 아이는 들을 마음이 없다. 세트 하나를 시켜 둘이 먹는 바람에 콜라만 나왔는데 난감했다. 계속 물타령을 하니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급한 마음에 카운터의 직원에게 물어봤다. “저기.. 죄송한데 아이가 물을 계속 찾아서요. 조금만 얻을 수 있을까요?” “죄송합니다. 저희는 물을 팔고 있어서 드릴 수가 없어요.” “아, 네. 그런가요. 그럼 혹시 한 컵도 필요없고 한 두모금이라도 어떻게 안될까요?” “네, 저희가 물을 팔고 있어서요. 드릴 수가 없어요. 가게 밖으로 나가시면 정수기가 .. 2019. 9. 25.
그리스인 조르바 고전 읽기의 즐거움 그리스인 조르바 국내도서 저자 : 니코스 카잔차키스(Nikos Kzantzakis) / 이윤기(Lee EyunKee)역 출판 : 열린책들 2006.02.25 상세보기 참 오랜만에 기술 서적이나 에세이가 아닌 인문학 책을 읽었는데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습관이라는 것이 참 무서운 거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눈은 읽고 있는데 마음이 자꾸 다른 곳으로 새는데 그냥 이런 모습이 웃길 뿐 어쩔 방도가 없었다. 확실히 기술서적과 책을 읽는 방법이 달랐다. 어쩌면 마음이 달랐다고 해도 좋겠다. 마음 한 구석에 조급함이 웅크리고 있었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내 기초 체력이 많이 쇠약해졌구나 하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다시 글자 더미를 따라 올라가 읽고 또 읽고, 그러기를 며칠 째.. 2019. 9. 25.
리더는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 김성근 야구감독의 리더십 왜 김성근의 야구는 늘 이기려고 했는가. 가끔은 쪼짠하단 말도, 재미없단 말도 들리지만 이 책을 보고 나면 다시 한번 그 말들을 곱씹어 볼 것이다. 감독의 이야기와 선수의 글이 번갈아 나오는데 이 또한 책의 재미를 더한다. 연애편지 같기도, 리더십에 대한 사례집 같기도 한 이 책을 통해 야구에 대해서도, 김성근 감독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리더는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 국내도서 저자 : 김성근 출판 : 이와우 2013.03.11 상세보기 코칭 사람을 제대로 쓰는 게 리더의 핵심이다. 리더는 선수의 잠재력을 발굴해야 하는데 이런 걸 제대로 하려면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순간순간 선수들을 힘들게 몰아붙이더라도 거기에는 늘 애정이 있어야 한다. 사람에 따라 .. 2019. 9. 25.
나의 시선을 난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역지사지. 치켜뜬 헤드라이트에 길을 걷다 눈이 너무 부셨다. 누가 주인일까? 에잇… 그러다 갑자기 난 어땠나 싶다. 난 내 차의 헤드라이트를 본 적이 있던가? 다른 사람을 대하는 내 시선은 어땠나? 내가 얼마나 치켜뜨고 있는지 나는 몰랐지. 부끄럼 가득한 퇴근길 2019. 9. 25.
반복되는 것의 소중함 지겹고 어서 빠져나오고 싶은 것이 일상이지만, 사실 그런 일탈은 일상이라는 전제에서만 가능하다. 마치 영원의 회기를 증명해주려는 듯 오늘도 버스는 오고, 평범한 일상이 사실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 다시 한번 깨닫는다. 고마워, 그리고 감사해 2019. 9. 25.
스마트폰과 신호등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가” 기다리는 사람들 요즘 횡단보도에 서 있으면 스마트폰을 보느라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 흔하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엔 차동차용 신호등을 보거나 노점의 모습을 보거나 우리의 모습을 두리번거렸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횡단보도 앞의 우리는 무리 지어 있지만 완벽히 홀로 떨어져 나온 섬이었다. 서로가 서로의 트리거가 되어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여전히 길은 잘 건너는 듯했다. 다른 사람들이 움직였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보고 있어도 옆사람들이 움직일 때 나도 같이 움직이면 되었다. 그러면 어김없이 초록 신호가 보였다. 이 시스템이 가끔 오동작하는 건 무리를 이루는 수가 적을 때다. 이때, 어떤 이들은 초록 신호가 다 끝나도록 거기 그대로 있었고 가끔 옆사람의 움직임을.. 2019. 9. 25.
대통령의 글쓰기 참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다. 아래는 인상 깊었던 글의 부분 부분을 따로 발췌하여 정리하였던 것을 그대로 옮겼다. 대통령의 글쓰기 국내도서 저자 : 강원국 출판 : 메디치미디어 2014.02.25 상세보기 노무현 대통령의 글쓰기 지침 2. 자신 없고 힘이 빠지는 말투는 싫네. ‘~같다’는 표현은 삼가게. 6. 쉽고 친근하게 쓰게. 7. 글의 목적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고 쓰게. 설득인지, 설명인지, 반박인지, 감동인지. 8. 연설문에는 ‘~등’이란 표현은 쓰지 말게. 연설의 힘을 떨어뜨리네. 13. 일반론은 싫네. 누구나 하는 얘기 말고 내 얘기를 하고 싶네 17. 통계 수치는 글의 신뢰를 높일 수 있네 18. 상징적이고 압축적인, 머리에 콕 박히는 말을 찾아보게. 23. 중요한 것을 앞에 배치하게. 사람.. 2019. 9. 25.
버스, 기사 아저씨 요즘 버스를 타다 보면 으레 나오는 트로트 대신 귀에 익은 음악이 나올 때가 많았다. 타이밍 좋게 라디오에서 나오는 것이겠거나 했는데 그 횟수가 늘어나다 보니 그 영문이 뭔지 궁금증이 생겼다. “요즘 라디오에서 복고 열풍이라도 부는 것인가..?” 주로 내가 타는 구간의 길이는 대여섯 정거장 정도인데 대부분 목소리는 없고 노래만 나왔다. 가만히 룸미러에 비친 버스기사 아저씨의 얼굴을 보았다. “참 앳되었다.” 어느새 버스기사 아저씨마저 이렇게 되었구나. 슈퍼 아저씨도, 출퇴근 직장인도 모두 모두 내 친구들이었구나. 군인 아저씨가 그랬다. 아저씨였다가, 형이었다가, 친구였다가, 동생이었다가, 아이들이 되었다. 제대를 하고 예비군이 되고 민방위가 되면서 그런 생각들을 해 본 지 오래였는데, 버스를 타면서 다시.. 2019. 9. 25.
JTBC 뉴스룸을 보고 올바른 언론의 역할과 가치 9시 뉴스와 신문 몇 가지만이 세상의 눈과 귀의 역할을 하는 때가 있었다. 매일 저녁 9시면 아버지는 TV 앞에 앉으셨고 하루를 1시간으로 압축한 브리핑을 받으셨는데 조금 더 크면서 방송국은 하나가 아니고 또 각각의 뉴스도 성향이 있다는 걸 알았다. 코 흘리게 친구 간에 싸운 것을 같은 반 아이가 선생님에게 이야기한다고 해보자. 싸움을 했다는 변치 않는 ‘사실’이 있지만 한 명의 이야기만 들어서는 ‘진실’에 접근하고 올바른 판단을 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엔 싸움을 한 당사자들도 있고 바로 옆에서 지켜봤던 아이들도 있으며, 그 옆을 지나는 – 밀란 쿤데라가 얘기했던 키치(Kitsch)를 만들어 내는 – 아이들도 있었다. 언론의 올바른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 더 이상 욕심 이어선 안.. 2019. 9. 25.
가을이 오면 이제 제법 공기가 차다. 코 끝이 싸하게 아린 것이 확실히 여름은 갔다. 잔디밭에 빛이 따뜻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거기 가을이 있었다. 가을의 퇴근길은 더하다. 노을이 덮은 가을의 거리는 이런 모양이다. 광장에서 소리 지르며 뛰어다니는 얘들을 무심히 보면서 “나는 언제 이렇게 컸지..” 생각했다. 내 유년시절이 생각보다 잘 기억나지 않는다. 양복을 입고 구두를 신은 모습이 낯설어 내 몸에서 영혼을 때어내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1년 전 가을엔 나는 이철수 판화가의 이 그림을 너무 좋아했었고, 2년 전 가을엔 첫걸음마를 땐 아들과 동물원에 갔었다. 그렇게 올해도 고마운 가을이 왔다. 2019. 9. 25.
실리콘밸리에서 온 한국인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열렸던 ‘실리콘밸리에서 온 한국인’ 콘퍼런스 참관 후기를 적어본다. 당시의 내용을 공유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나 스스로 무엇을 생각하고 얻었는지 정리하기 위함이 더 크다. 나는 왜 여기에 왔나? 해외 유명 기업에서 근무하는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그곳으로 갈 수 있었고 지금은 어떤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요즘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한국에서 했던 일, 그리고 MBA를 다녔는지, 그럼 당시 결혼을 했었는지에 대해서도. (그 어마어마한 학비를 지불하고 다닐 결심은 어떻게 했는지? 이게 어찌 보면 “군대를 다녀오는 게 좋은 것인지?” 같이 약간은 어리석은 질문이란 건 잘 알고 있다.) 이 기회를 통해 “나는 어떤 비전을 가지고 행동을 할 수 있는까?”에 대해 좀 .. 2019. 9. 25.
탐스 스토리 의미 있는 일을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안내서 TOMS 블레이크(이 회사의 CEO)가 아르헨티나에서 이 신발을 알아보고 사업에 대한 구상을 했고 250켤레의 신발을 완성하여 이 신발을 미국으로 가져가기 위해 세 개의 더플백에 나누어 넣어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이렇게도 사업을 시작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더불어 현실적 용기도 얻었다. 기업을 다룬 많은 다른 책들이 결과에 맞추어 과정을 나열하는 걸 참 많이 봤는데 는 블레이크 마이코스키(창업자)와 마주 앉아 그의 사명에 대한 열정과 솔직한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어서 참 좋았다. 책에 보면 탐스의 주문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장면이 나온다. 곧이어 또 다른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의 패션 담당 기자, 부스 무어의 귀에 우리 이야기가 들.. 2019. 9. 25.
UX를 활용하여 행동변화 끌어내기 일상 디자인과 내가 좋아하는 일 감기에 걸렸다. 이럴 땐 컵이고 수건이고 따로 쓰는 것이 좋기 때문에 “저 수건은 내가 쓴 것이니 쓰지 말고 새 것으로 써”라고 얘기하려다가 그만두었다. 대신 새 수건을 아래처럼 걸어두었다. 누군가 막 세수를 하거나 손을 닦았다면, 그리고 뒤를 돌아 이 모습을 보았다면 어떤 수건을 선택할 확률이 높을 것인가? (여기서 4.9195%의 정규분포 곡선 귀퉁이에 위치한 그들은 잠시 접어두자.) ‘유심히 기억해야 지킬 수 있는 것’에 기대지 않고 무의식 중에 자신의 사용자 경험에 따라 적합한 방향으로 행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이게 내가 생각하는 ‘일상 디자인’이다. (UX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일상 디자인’이란 말이 내 의도를 더 정확히 표현한다고 생각.. 2019. 9.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