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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어땠나요. 갑자기 글쓰기가 두렵던 때가 있었다. 아니 굳이 글쓰기라 특정지을 필요는 없겠다. 상실의 시기엔 무엇인들 그렇지 않겠는가. 그러는 사이 찬란했던 봄이 지났고, 설레는 맘은 기억 속으로 잊혔다. 뜨거운 여름이 오기도 전에 괜히 겨울 걱정이 된다. 고질병이다. 어쩌면 이번엔 더 현실적이라는 점은 좀 달랐달까. 다시는 같은 자리에서 같은 계절을 맞지 않았으면 했던 바람은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있다. 달리 할 말이 없다. 굉음을 내며 돌아가는 중고 냉장고의 소리가 없었다면 시간이 가는 것조차 몰랐을지 모른다. 초록의 잎은 밤의 가로등 아래선 환상적이다. 저 모습이 영원할 것 같아 나는 그렇게 초초하게 게으름을 피웠나. 몇 번의 소나기가 내리고 맑은 하늘이 왔다 가면 어느새 낙엽이 질 것이다. 사람들은 오늘 어떤 .. 2019. 9. 26.
이제, 개인이 브랜드다. tvN의 예능 에서 가수 홍진영이 언급한 일명 ‘파데(파운데이션)’가 화제다. 그의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소개한 8종의 제품의 거의 동시에 매진되었고 무명 중소 화장품 업체의 BB크림은 하루 1~2개를 팔다가 재고 5,000개를 순식간에 소진시키며 후속 주문 2만 5,000개를 받았다. 중국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웨이보에서는 검색어 4위를 기록했다. (관련기사: 중앙일보) 4K급 화질과 엄청난 수의 동시 접속자를 지원하는 유튜브와 페이스북 라이브 같은 서비스는 문자 메시지 보내는 정도의 노력으로 방송국 수준의 방송을 가능케 했다. 마치 자동차의 발명이 우리의 물리적 삶의 영역을 넓혔던 것과 비슷하다. 과거 브랜드 아래 있던 개인들은 이제 스스로 브랜드를 만들며 구조적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 2019. 9. 26.
우먼 이슈 에스콰이어 2018년 2월호를 보고 _ 지난 호에 이어 신기주 편집장은 THIS WAY IN을 통해 다시 한번 자기고백을 했다. 에스콰이어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안, 밖의 시선을 용기 있게 들여다본 것이다. 나는 이 점이 끌렸다. 인정한다는 것은 사실 여부를 확인해주는 것을 넘어 책임을 나누고 고통을 분담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정은 생각보다, 그리고 보기보다 어렵다. 2월호를 ‘우먼 이슈’로 만들겠다는 다짐은 이런 인정의 다름이 아니다. 지난 호가 에스콰이어 내부 시선의 고백이었다면 이번 호는 에스콰이어 외부 시선의 고백이다. 남성지 포지션의 잡지가 한순간에 여성의 무엇을 다루고 논하는 것은 정체성과 품질을 한꺼번에 흔드는 위험한 모험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기주 편집장의 이런 결정은 행동이 생각.. 2019. 9. 26.
칸아카데미, 교육의 미래를 엿보다. 교육은 기술을 발전시키고, 기술은 교육을 발전시킨다. _ 엔터테인먼트를 필두로 멀티미디어 콘텐츠는 텔레비전에서 스마트폰으로 매스미디어를 탈출해가고 있지만 학교 안 교실 풍경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수십 명의 아이들이 절대적으로 옳거나 최선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선생님 한 분을 임의로 배정받고 학생들은 이 결정에 대해 선택권이 없다. 학습 주제와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역량을 고려한 학습 지도 시스템은 찾아보기 힘들고 모든 학생이 동일한 내용을 동일한 속도로 배워야 한다. 말 그대로 ‘따라가야’ 하는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러한 불합리의 개선을 위해 교실 밖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노력들이다. 칸아카데미(Khan Academy)는 그런 노력이 어떻게 아이들의 학습 문제를 개선할 수 있으며 더 나아.. 2019. 9. 26.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휴간하는 여성중앙 _ “아내, 엄마이기 전에 여자인 당신”이란 캐치프레이즈로 1970년부터 47여 년 간 발행을 이어온 ‘여성중앙’이 2018년 1월 호를 마지막으로 휴간에 들어간다고 한다. 업계에선 사실상 폐간으로 받아들이는 눈치다. 어릴 적 미용실이나 은행에 가면 늘 보이던 두툼한 잡지를 이제 사실상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사라지는 종이 미디어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디지털 미디어로의 전환과 그 불가역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하지만 종이와 디지털의 대결로만 치부해선 곤란하다. 딱 두 단어, 종이와 디지털을 빼고 나면 좀 다른 시선이 거기에 보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좋은 콘텐츠를 골라내는 방법은 ‘여성중앙’과 같이 콘텐츠 편집권을 쥔 브랜드를 신뢰하거나, 스스로 좋은 콘텐츠를 선별.. 2019. 9. 26.
일의 미래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 _ 시대가 변하고 있다. 저성장과 고령화, 인구 마이너스에 대한 전망은 더 이상 새로운 사실이 아니며, 로봇과 인공지능의 진보는 ‘기술의 발전’으로 묶어 말하기엔 그 파괴력을 가늠하기 조차 힘들다. 탈중앙화를 필두로 한 블록체인은 기술은 기술보다 비트코인이란 암호화폐를 통해 먼저 만났다. 중앙기관들은 실체 파악도 힘든, 그러나 금융의 근간을 흔드는 이 기술을 두고 허둥대고 있으며 혁신의 딜레마에 빠졌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런 시대를 살아 본 적이 없다. 큰돈을 벌고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기업이 등장하지만 직원은 고작 수 십 명 수준인 기업이 늘어간다. 더 이상 사업의 규모가 커진다는 의미가 더 많은 고용 창출과 같다고 말할 수 없다. 기업은 성장하지만 고용은 제자리이거나 줄.. 2019. 9. 26.
눈물샘 “새 울음소리가 들려” “새는 눈물을 안 흘려. 그러니까 짖는 거지” 이런 대화를 듣고 있다 보니 좀 우습기도 하고, 새가 정말 눈물을 흘리지 않을까 하는 괜한 궁금증도 일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가지는 감정, 그러니까 울음 안에서 발산되는 슬픔과 기쁨을 대표로 하는 아픔, 그리움, 미안함, 행복함, 감격 따위의 수많은 감정들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걸까 생각했다. 확실한 것은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고 울지 않는 것이 아니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어쩌면 매일 우는 새를 곁에 두고도 눈물샘이 없다 생각했던 건 인식의 부재에서 기인했는지도 모른다. 몇 개월 전 아는 지인의 결혼식이 있었다. 조금 늦은 때 결혼한 이 부부의 결혼식은 참으로 행복해 보였다. 성숙해진 두 사람의 만남은, 그저.. 2019. 9. 26.
생산성을 두 배로 만들어 주는 구글 검색 팁 10분 만에 일 잘하는 직장인 되기 _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제가 자주 이용하는 구글 검색 팁을 몇 가지 공개합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원하는 결과를 찾고 이용하는데 낭비하는 엄청난 시간을 절약해 줄거라 확신합니다. : ) 1. 반드시 전체 문장이 들어가는 검색 결과를 찾으려면 큰따옴표(“)로 감싸기 이렇게 검색하면 이 문장 전체가 일치하는 경우만 검색 결과로 나옵니다. 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2. 특정 사이트에서만 찾으려면 site 검색 연산자를 사용하세요. 예) 아이폰 7 site:apple.com 3. 특정 문구나 사이트를 제외하고 보려면 (마이너스)- 기호를 사용하세요. 예) 아이폰 7 -site:apple.com 4. 위에 1~3번을 복합적으로 사용해 검색해보세요. 아.. 2019. 9. 26.
가 보지 않은 길 소설 같은 이야기 가 보지 않은 길 국내도서 저자 : 송호근 출판 : 나남출판 2017.02.15 상세보기 _ 송호근 교수의 은 지난 수 십 년 간의 현대차 성장 스토리를 마치 옆에서 지켜보듯 고스란히 담고 있다. 1976년 ‘포니 신화’부터 당시 울산 공장의 풍경, 시대의 변화와 새로운 세대의 등장, 그리고 해외 진출의 쾌거와 자율 주행차의 등장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현대차 이야기이지만 현대차라는 단어를 한국으로 바꿔도 큰 무리가 없다. 현대차의 성장 스토리는 한국의 그것과 놀라울 만큼 닮아 있었다. 송호근 교수의 은 지난 수 십 년 간의 현대차 성장 스토리를 마치 옆에서 지켜보듯 고스란히 담고 있다. 1976년 ‘포니 신화’부터 당시 울산 공장의 풍경, 시대의 변화와 새로운 세대의 등장, 그리고 해외.. 2019. 9. 26.
공유 자전거 전쟁 힘세고 오래가는 놈만 살아남는다. _ 중국 공유 자전거 스타트업들이 자국 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그 대상을 확대하려는 조짐이 보인다. 오포(ofo, 2014년 창업), 모바이크(mobike, 2015년 창업)가 대표적이다. 이미 중국 내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로 오포는 알리바바로부터 약 8,000억에 이르는 자금을, 모바이크는 텐센트 등으로부터 약 6,800억에 이르는 자금 투자가 이뤄졌음을 최근 발표했다. 두 기업 모두 시리즈 E (*스타트업에서 투자에서 5번째 투자를 일컫는 말로 A, B, C, D, E 등의 순서로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다.) 단계다. 이 공유 자전거 비즈니스가 돈이 되자 중국에서는 이 두 기업 말고 다른 기업들도 공유 자전거 비즈니스에 뒤늦게 뛰어든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래.. 2019. 9. 26.
페이스북의 A/B 테스팅 사용자는 어떤 것을 더 좋아할까? _ 페이스북이 몇 달 동안 페이스북 앱의 하단의 탭바 메뉴(Tab bar, 앱 하단에 위치한 메뉴 버튼)를 계속 바꾸고 있다. 한 UI/UX 디자이너는 트위터를 통해 페이스북이 지난 8개월 동안 자신의 페이스북 앱에 테스트한 탭바를 모아 공개했다. 이런 페이스북의 탭바 변화를 지속적으로 기록해 공개하고 있는 구글 문서도 있다. 이 문서는 페이스북이 사용자를 대상으로 A/B테스팅(실제 사용자를 대상으로 그룹을 나눈 후 더 좋은 반응을 얻는 기능이나 디자인 등을 전체 사용자로 확장하는 방법)을 하고 있거나 사용자의 서비스 사용 패턴에 따라 개인화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 캡처 된 탭바를 보면 어떤 경우는 TV나 상점 아이콘이 보이기도 하며 달력과 북마크 아이콘.. 2019. 9. 26.
긴 여름날의 끝 유난히도 무더웠던 여름이 지났다. 찬바람이 불고 몸에 한기가 느껴진다. 갑자기 그랬다. 여운을 느낄 새도 없이. 연꽃단지에서 만난 가을 연잎은 그 치열했던 순간들을 고스란히 담았다. 처음엔 쭉쭉 뻗다가 기세 좋게 올라선 연대는 축 늘어진 연잎을 겨우 떠받치고 밑에서 다시 얽히고설켰다. 아무도 이 난감한 상황을 정리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인다. 한 해를 정리하기엔 너무 이르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할 수 있는 게 별로 남아있지도 않다. 반대편에선 연근 수확이 한창이다. 유일하게 생기가 돌며 분주하다. 누구라도 치열했던 흔적 뒤엔 연근과 같이 스스로의 결실이 있기 마련인가 보다. 그러니 섣불리 누구를 안타까워하거나, 슬퍼하거나, 위로하지 말자. 다만 스스로의 일 년에서 몇 개의 단어.. 2019. 9. 26.
어떤 일을 시작한다는 건, 예스엠아트와 Under the sea 앨범 _ 처음 Under the sea 앨범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이 앨범을 소개한 손열음 님의 글이었습니다. 화려한 테크닉과 아름다운 소리뿐만 아니라 공간과 시간을 들여다 보고 사람들의 무의식에 관심을 가지는 그의 모습이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앨범을 기획하고, 함께할 동료를 구하고, 온라인에 자신의 생각을 알리는 과정은 괜스레 내 일이 아닌데도 가슴 벅차게 만들더군요. ‘시공간에 가장 어울리는 셀렉션’. Under the sea 앨범은 거의 십 년 만에 저에게 CD를 다시 사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손열음 님의 그것보다 더 큰 감동을 주었고, 결국 이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것은 따로 있습니다. 아래는 이번 손열음 씨의 Under the sea 앨범을 구매한 후 상.. 2019. 9. 26.
젠트리피케이션,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규제의 한계, 시장의 위협 _ 위키피디아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을 대부분의 경우 노후한 건물의 소유주가 바뀌면서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들어서고, 이 과정에서 기존 세입자가 다른 지역으로 쫓겨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나라도 인사동, 홍대, 북촌, 대학로 등 다양한 지역에서 꽤 오랫동안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로 원주민과 갈등을 겪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아직까지 듣지 못했다. 최근엔 경주 ‘황리단길’ 역시 이와 같은 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는 것 같다. 도시가 발전해가는 과정에서 구시가지와 노후한 건물의 발생은 필연적이다. 그런 측면에서 젊고 가난한 예술가들이 이런 동네로 들어와 예술과 경제 활동을 하는 것은 도시 재생 측면에서 적극 환영할만하다. 지자체 역시 외부 관광.. 2019. 9. 26.
원칙과 가치 우리가 가지고 지켜야 할 것 _ 오늘 ‘철학도 디테일도 실종된 경제정책 유감’이란 글을 읽었다. 마지막 부분의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기본 원칙과 우선순위가 불명확한 상태에서 다양한 정책을 쏟아낼 것이 아니라, 왜 현재 정책이 성공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원인을 성찰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디테일이 살아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 비단 국가의 정책뿐만 아니라 작은 스타트업에서 조차 원칙과 가치의 부재는 고통과 후유증을 남긴다. 몇 가지 생각나는 단어를 나열하고 생각을 써본다. 채용 채용은 정말 중요하다. 많은 기업들이 채용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채용 사이트의 고가 상품의 가격이 얼마인지 알아보는 정도의 노력으로 더 훌륭한 인재가 입사하길 기대한다. 현실적으로 HR 부서는 현업의 독촉으로 시간적.. 2019. 9. 26.